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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사협회]"특허.논문보다 기술이전.사업화 평가 비중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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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부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 대비 5.1% 늘어난 17조7358억원으로 확정됐다.
재정 여건은 어렵지만 미래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R&D분야에 대한 정부투자를 늘렸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기초연구 투자비중은 지난해보다 1.8%p 상승한 37.2% 수준으로 확대됐다. 기술 분야별로는 기초·나노, 우주항공·해양, 정보·전자 등 기초·공공·ICT 분야의 투자 증가율이 높고, 에너지·환경, 기계·제조·공정 분야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부처별로는 미래부 R&D 예산이 6조원을 넘어섰고, 산업부에는 3조2499억원이 배정됐다.
융·복합 기반의 핵심산업기술 분야를 연구하는 산업부의 경우 에너지기술평가원, 산업기술평가원, 산업기술진흥원 등에서 R&D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데, 원천기술보다는 사업화관련 연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과제 성공비율은 90%...사업화비율은 왜 낮나
우리나라 정부연구개발 사업의 성공률을 보면 90%를 훨씬 초과한다. 물론 2012년에는 82.3%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무척 높다.
이렇게 사업화 비율이 낮은 이유는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연구자들이 과제를 수주하기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입학은 어렵고 졸업은 쉬운 우리나라 대학처럼 과제 선정까지는 어렵지만 과제 평가에서는 시제품 정도만 내면 성공으로 간주하는 현실로 인해 굳이 돈을 들여 사업화까지 이를 필요가 없다. 이는 정부연구개발 예산을 눈먼 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그만큼 팽배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연구자들은 물론, 평가기관도 실패를 두려워한 나머지 시장에 먹히는 기술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과제만을 찾기 때문이다. 연구자 입장에서는 기술개발에 실패할 경우 다음 번 과제 수주도 어렵고, 평가에서 나쁜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있는 기술을 조금 변형하거나 거의 개발해 놓은 기술을 새로 개발하는 것처럼 꾸미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에 있어 정부연구개발 예산은 중소기업들을 암묵적으로 지원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지원 R&D사업은 성장가능성이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물론 일부 기업들은 정부 지원을 통해 자생력을 갖추고 자체 제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들의 경우는 R&D 자금을 인건비로 활용할 뿐 전혀 기술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네 번째는 시장여건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술개발에는 성공했더라도 시장에서 기술을 받아들일만한 여건이 형성돼 있지 않거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안타깝게도 상용화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상용화 비율을 높여라...엄격한 평가·마중물 프로젝트 강화 필요
상용화 비율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평가방식부터 변경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 한 관계자는 “연구원들의 실적을 평가할 때 특허와 SCI 급 논문을 강조하다보니 연구원들도 산업화와 관련한 연구보다는 특허와 논문 주제가 많은 기초연구에 매달리고 있다”며 “앞으로 특허와 SCI급 논문발표 수보다는 산업체로의 기술이전이나 사업화 등을 더 중요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과제 평가 시에도 마찬가지란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연구개발 과제 평가에서도 지나치게 특허와 논문을 중요지표로 설정하고 있다”며 “산업부 과제의 대부분은 사업화가 목적인데 전혀 제품으로 개발되지 않은 사장된 기술이 많다”고 덧붙였다.
또 중소기업에 있어서는 기술개발보다 어려운 게 사업화인 만큼 사업화단계까지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정부연구개발 과제로 제품을 개발해도 시장에서 이를 구입해 줘야만 의미가 있다”며 “판매가 불안한 상황에서 엄청난 마케팅비용과 제작비용(금형제작 등)을 감내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개발한 제품 중 일부는 신기술인증(NEP) 처럼 공공기관 우선구매를 권고하는 등 마케팅과 판로개척까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예산을 지원받아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해도 정작 영업력 부재로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면 빛조차 보지 못하는 폐단이 국가 R&D제도에 숨어있는 셈”이라며 “특히 공무원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도입할 때 과거에 실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이제 막 신기술·신제품으로 성장을 꿈꾸는 중소기업에는 가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런 중소기업의 입장을 인식하고, 최근에는 중소기업 중 우수기술역량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선정해 ‘마중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마중물 프로젝트란 종료된 과제 중 기술사업화 가능성이 있는 기술에 대해 실증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것으로,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지원이 미미해 앞으로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사업화 비율을 높이려면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컨소시엄으로 연구할 수 있는 과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들 기관에 개별적으로 지원할 경우 대학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어렵고, 연구소도 사업화 연구를 추가로 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연구개발과제가 상용화까지 이르려면 총 9단계를 거치게 된다. 실험실에서 완성하고 성공적으로 평가받아 기업에 이전하는 기술은 4~6단계로,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연구소의 기술개발 인력이 사업화까지 지원해주지 못하면 사업화까지 이르기 매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상용화와는 별개로 정부연구개발 성과를 높이려면 정부 출연연구원들의 프로젝트 수주(PBS) 비중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몇 년간 출연연구원들에 대한 정부 출연금 비중을 낮추는 대신 PBS 비중을 높여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지나친 경쟁으로 출연연구원들이 연구 자체보다는 과제 수주에만 몰입하는 부작용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연구기관들 사이에서 PBS 개선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정부도 최근에야 이를 인식하고 개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R&D사업의 지나친 사업화 강조 부작용은 없나
정부 연구개발(R&D)사업은 본래 기업이나 연구소, 대학이 자체적으로 수행하기에 위험이 크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분야로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R&D사업에서 지나치게 사업화를 강조할 경우 단기과제 비중이 높아지거나 미래를 내다보고 기획하는 중장기 과제 연구가 소홀해질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에너지기술평가원 관계자는 “당장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은 기업 자체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지 굳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있겠냐”며 “정부 R&D과제는 좀 더 미래를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도 “정부 R&D과제는 당장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미래 시장 창출을 위한 총알기술들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단시일 내에 매출창출이 없다고 실패했다고 보면 너무 단시안적인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 성공사례-베스트디지탈
중기 기술혁신개발사업 통해 지능형 영상센서·LED제어기술 개발
한전 나주사옥 적용 등 상용화 박차
CCTV와 DVR(디지털 영상저장장치) 전문기업인 베스트디지탈(대표 최병진)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 일환으로 지능형 영상센서와 초절전형 LED통합제어기술을 개발했다.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은 정부가 기술개발 능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신기술·신제품 개발비용 일부를 지원해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R&D 프로그램으로,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이 직접 모든 개발과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게 특징이다.
이 사업을 통해 베스트디지탈이 단독으로 개발한 지능형 영상센서와 초절전형 LED통합제어기술은 그린빌딩 안에 설치된 LED조명을 단순히 온-오프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주변환경 변화에 따라 영상센서 감지, 개별제어, 디밍제어를 통해 건물의 조명환경을 개선시키는 게 핵심이다.
특히 카메라 입력영상을 분석해 상황을 인지하는 지능형 영상분석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이는 주위환경을 인지하기 위해 열센서, 광학센서 등을 이용한 기존의 제어방식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열센서, 광학센서를 활용한 제어 기술은 설치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단순한 상황만을 인식·제어할 수 있다고 베스트디지탈은 밝혔다.
베스트디지탈은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을 통해 개발한 기술이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한전 나주 신사옥에 채택되는 등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건설사에 기술적용을 제안한다든지, 설계업체를 통해 설계반영을 추진하는 등 나름대로 기술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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