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스마트그리드, 상호운용성을 잡아라
|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의 성패를 가를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상호운용성 확립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그리드 사업단은 지난해 5월 종료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의 후속으로 상호운용성 인증센터 설립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ICT를 활용한 수요관리 표준인 오픈ADR의 국제표준화가 이뤄지는 등 관심이 집중되는 추세다.
상호운용성은 스마트그리드 각 분야에 투입되는 다양한 설비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동하는 것이다. 지난 2009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가 추진되며 상호운용성 확립을 위해 참가기업들과 함께 공통정보모델(CIM) 확립에 나선 바 있다.
CIM은 ICT를 활용한 전력설비를 운영하기 개발된 정보모델이다. 한전에서도 송변전자동화·배전자동화 등 전력IT 사업을 추진하면서부터 CIM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CIM은 전력설비를 운영하며 시스템 간 정보를 교환할 때 ▲어떤 정보를 ▲언제 ▲어떻게 상호 교환할 것인지 등을 사전에 정의한 것이다. 이를 통해 ICT를 활용한 전력설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력망을 한층 지능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유하고자 하는 가격정보를 A라고 표기해서 보냈을 때, 국내외 어디서든 정보를 받는 측에서 A를 가격정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앞두고 CIM의 중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ICT를 중심으로 전기차·지능형검침인프라(AMI)·전력저장장치(ESS)·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이 뭉쳐지는 만큼 이들이 통신망을 통해 주고 받는 정보를 표준화하는 상호운용성 확립이 첫 번째 과제이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새로운 산업이 발생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스마트그리드 영역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상호운용성 확립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언제 어떤 설비가 계통에 붙더라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TC57 산하 WG21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CIM을 기반으로 한 오픈ADR 표준화 작업도 이 같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CIM의 필요성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서도 기본적으로 CIM을 통한 상호운용성 확보를 추진하기는 했지만 상위 통합운영센터에서만 CIM을 활용하는 데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 하위 설비들은 각 기업마다 저마다의 정보모델을 사용했으며, 이들을 상위단으로 올릴 때만 컨버터 등을 활용해 CIM에서 정해둔 언어로 변환했다.
제대로 상호운용성을 맞추기 못할 경우 내년부터 추진될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도 결국 제주 실증단지 정도의 성과밖에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확산사업 추진을 앞두고 기업들의 정보모델을 통일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충전할 때 제조사는 달라도 운영체제는 하나로 통일해서 사용하지 않느냐”며 “스마트그리드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업자에 관계없이 어느 기업의 제품이라도 서로 연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