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제안방식의 초대형 민간 건축공사인 NH농협IT센터 건립공사를 두고 대형건설사들이 연초부터 치열한 수주전을 예고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가 지난해 12월 발주한 이 공사를 놓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포스코건설이 대표사 출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 공사는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657번지 일원에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초대형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것이다. 총사업비는 3000억원에 달한다. 농협중앙회는 오늘(24일) 입찰참가신청을 접수해 내달 3일 입찰제안서를 받아, 빠르면 2월 중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입찰에는 5000억원이 넘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골조 및 외장공사를 두고 맞붙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에, 포스코건설까지 가세한 3파전이 예상된다.

　아직 컨소시엄 및 지분율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으나, 현대건설은 한화건설과 동부건설 등과 한 팀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삼성물산은 롯데건설과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고, 포스코건설은 대림산업과 태영건설, 계룡건설산업 등과 진용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각 사는 올해는 예년과 달리 토목분야에 비해 건축공사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저마다 강력한 수주의지를 비치고 있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센터 공사 실적은 향후 유사 공사 입찰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다만, 부지를 이전하기 전 시설공사의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됐음에도, 인허가 문제로 공사를 수행하지 못한 GS건설은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NH농협은 당초 서울 양재동 양곡유통센터 부지에 시설을 짓기로 하고 지난 2012년 실시설계 적격자까지 선정했지만 인허가에 막혀 공사를 취소한 바 있다. 당시 GS건설이 설계권을 가져갔지만 대형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인 양재파이시티가 좌초하면서, 용적률 상향조건을 포함한 인허가를 받아내지 못했다.

　NH농협은 이에 따라 대상 부지를 의왕으로 옮기고 지난해 하반기 기본설계용역을 거쳐 연말 재차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공고를 냈다. 수요처 NH농협은 농협중앙회를 통해 공사를 발주했고, 입찰방식은 기본설계 기술제안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민간건축인 관계로 낙찰자 결정방법은 일반 공공공사와는 다소간의 차이가 있다. 기술점수(60%)와 가격점수(30%)에 유사 공종 실적이나 신용도 등을 평가하는 적격점수(10%)를 합산해 최종 낙찰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적격점수는 각 사마다 부족한 부분을 최대한 메울 것으로 보여 변별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결국, 기술제안서 평가에서 당락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농협중앙회는 3개사 경쟁의 경우, 순위별 7%의 총점 강제차등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대형사간 경쟁에서, 40% 비중을 차지하는 가격이나 적격점수로 7%의 차등폭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제안서 심의와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농협중앙회 내부와 외부 심의위원을 절반씩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사 사례를 볼때, 외부 위원은 국토부 중앙건설심의위원회 풀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