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술인協 “자문형은 전력기술관리법에 담아야” 반발

전기공사協 “도입때 이어 또 발목…건설CM처럼 하자”

　전기공사업법 개정안의 입법절차가 업계의 내홍으로 늦춰지고 있다. 전기CM(전기공사관리)과 관련해 전기공사협회와 전력기술인협회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공사의 범위(선박), 하도급, 전기CM 등의 내용을 담은 전기공사업법 개정안이 지난달초 노영민 의원(민주당)을 통해 입법발의될 예정이었다.

　이번 전기공사업법 개정안은 1999년 이후 전면 개정 수준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부분이다. 관련 준비만 2년여에 걸쳐 진행됐다.

　그러나 발의 직전 전력기술인협회 측에서 전기CM과 관련한 조항을 문제삼아 발의연기를 요청하면서 일이 틀어졌다. 이후 양 협회는 관련협의를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력기술인협회의 요구는 자문형(설계ㆍ감리)과 시공책임형을 분리해 자문형은 전력기술관리법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2011년 전기CM 도입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전기공사협회는 내심 마뜩찮은 모습이다. 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2011년 전기CM 도입 때 반대 입장을 나타내더니 이젠 세부시행 규정을 만드는데 또 딴지를 걸고 있다”면서, “시공책임형은 사실상 자문형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경계가 불분명하다. 전력기술인협회의 요구는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 게 아닌 밥상을 송두리째 가져가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전기CM은 2011년 개정된 전기공사업법에 근거만 명시돼 있을 뿐 효율적 시행을 위해선 시행령 및 시행규칙 등 제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전기공사협회에서는 건설과 마찬가지로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에 마련된 조항은 전기공사업법에, 건설기술관리법에 명시돼 있는 조항은 전력기술관리법에 담자고 한발 물러섰으나, 전력기술인협회는 이마저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기술인협회 관계자는 “현행 전기공사업법에 명시(제2조 10항)된 전기CM 근거는 시공책임형에 대한 것이지 자문형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건산법은 성격상 전기공사업법과는 다르다. 지난해 산업부의 연구용역에서도 자문형은 전력기술관리법에 담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면서, “전기공사업법에서 자문형 제외를 명시한다면 언제든지 합의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전기CM과 관련한 양 기관의 협의가 늘어지면서 개정안 발의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합의도출이 안될 경우 전기CM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만 우선 발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