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책 추진-산업 활성화 걸림돌 우려

정부가 신년 경제정책방향을 제시하고 국정운영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경제분야 중점법안의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요 법안의 제·개정이 늦어져 핵심정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지고, 관련산업 활성화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을 기준으로 각 부처에서 제출한 경제분야 중점법안은 총 102건에 이른다.

이 중 50건은 국회를 통과해 이미 시행되고 있거나 향후 구체적인 시행시기가 정해졌지만, 나머지 52건의 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이들 법안은 국회심의 일정상 처리가 지연됐거나 정치권의 이견 등으로 지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ICT업계의 시선은 미래창조과학부가 관장하는 주요 법안의 제·개정 추이에 쏠려 있다. 업계에서 추진하는 상당수 사업이 해당법안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법안의 통과 여부와 그 시기가 신규사업 추진방향과 투자규모 등을 결정하는 기준점이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는 법안으로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법 △데이터베이스 산업 진흥법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유료방송의 디지털전환과 디지털방송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 △전기통신사업법 △전파법 △정보통신공사업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도 국회에 발이 묶인 채 언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이 중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안은 일시적 등록기준 미달자에 대한 행정처분 예외규정을 도입하고, 정보통신설비의 설계 및 감리업무 수행자격을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법안처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법령 개정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일부 정보통신공사업체가 공사업 자격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이들 업체 대부분이 종합건설사를 겸하고 있으며, 약 1000개의 중소 정보통신공사업체를 협력사로 두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청 격인 이들 업체가 영업정지 또는 면허취소 처분을 받아 정보통신공사업 관련사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워질 경우 협력사의 연쇄도산이나 부도가 발생하고 실업자 양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회생절차를 밟고 기업의 조기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안대로 조속히 법령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밖에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법은 클라우드컴퓨팅 관련 기본계획 수립, 연구개발 지원 등 정부의 육성 지원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은 IPTV 관련 중요 변경허가 사항을 법률로 규정하고 콘텐츠사업자의 IPTV 진입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아울러 IPTV 사업자의 방송국 설비 기술기준 고시 근거에 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전파법은 공공 주파수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주파수 사용승인 기준 및 절차를 규정한 게 핵심이다.

이 외에도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은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 결정에 관한 사항을 고시로 정하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경제분야 중점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시급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에 2월 임시 국회에서 이들 법안이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범부처 차원의 공조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총리실과 기재부를 중심으로 입법동향 점검체계를 유지하고, 법안심사 등 국회의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 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주무부처를 중심으로 소관 상임위원회 의원에 대한 설명, 당정협의 추진 등 대국회 협력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