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맹위를 떨치고 있는 엔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일 코트라 주최로 열린 ‘2014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에서 “일본은 미국과 달리 엔화의 통화량을 늘리는 아베노믹스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당분간 엔저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양적완화 조치를 축소하면서 엔화 가치 하락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행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엔화 가치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유동성 관리만 된다면 테이퍼링으로 미국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환율절상 압력은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엔저 현상이 당분간 유지되거나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해외건설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대부분의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공사 계약을 달러나 유로로 하기 때문에 엔저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은 미미하지만 일본 건설업체들이 엔저로 생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해외 건설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장은 “일본은 인도나 인도네시아 아시아 신흥국에 개도국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데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진출을 늘리는 지역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서 “아직은 국내 건설사가 일본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린 경우는 찾기 어렵지만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일본이 해외건설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엔저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실장은 “현재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에서 사용되는 일본 기자재 비율이 5%~10% 수준으로 보이는데 이를 늘려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면서 “일본계 상사와의 협력관계를 늘려 일본 자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