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애초 정부안보다 4274억원 정도가 증액된 데 대해 국회 내부에서는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순히 건설경기 침체 회복을 위한 조치라기보다는 낙후된 도로개선 및 철도 확충을 통한 복지사회 건설의 ‘마중물’이라는 견해다.

　주거가 불안정한 저소득층을 위해 임차료를 보조하고, 건설산업의 해외진출지원을 강화하는 예산 배정도 장기적인 관점의 경제활력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겨냥한 이른바 ‘쪽지예산’이나 ‘선심성 예산’, ‘생색내기용 예산’이라는 비판에 이어 국회의 예산 심의가 부실하다는 문제 등이 맞물리고 있어 국회와 정부의 해법 마련이 절실해지고 있다.

　SOC 예산… 3년째 증액

　국회는 지난 1일 정부가 제출한 357조7000억원보다 1조9000억원 줄어든 355조8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SOC 분야는 정부안 대비 4274억원 늘어난 23조7000억원으로 증액됐다.

　애초 정부는 ‘2014년도 예산안’에서 SOC예산으로 23조3000억원을 배정하며 올해보다 1조원 가량을 줄인 데 이어 2017년까지 총 11조6000억원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지역 SOC 사업 예산은 증액 편성됐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경제활성화는 물론 지역 SOC 예산 소요를 고려한 조치로 본다. 단순히 예산의 적고 많은 문제로 이해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SOC 사업을 통한 복지확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2년 SOC 예산은 정부안인 22조6000억원에서 4427억원을 증액한 23조1000억원으로 확정됐고, 대선을 앞두고 짜인 2013년 SOC 예산도 애초 계획보다 3710억원이 증액된 24조3000억원으로 편성됐다.

　당시 국회와 정부는 경기위축의 대응책으로 SOC예산을 증액했다.

　앞서 국토위는 지난해 11월 정부의 SOC 감축 기조 철회를 촉구하는 ‘사회간접자본 예산의 지속적인 확보를 위한 결의안’을 채택하며 SOC 예산 추가 확보 예고를 한 바 있다.

　불거진 ‘선심성 예산’… 낭비 최소화해야

　그러나 새해 예산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대구지하철 1호선 하양 연장 사업’에 대한 예산 배정 논란은 국회 스스로 ‘쪽지 예산’, ‘선심성 예산’에 대한 문제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 예산안을 총괄 심의해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새로운 SOC 사업의 필요성을 고려해 예산배정을 마무리했는데, 대구지하철 1호선 하양 연장 사업이 신규 예산으로 반영됐다”며 편법증액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논란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구지하철 1호선 연장 사업은 대구지하철 1호선 하양 연장사업과 별개사업으로 2009~2016년 건설 중인 계속사업”이라고 해명하며 마무리됐지만, 심사의 허술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경북 안동의 산림 휴양 녹색공간 조성 사업도 ‘쪽지예산’이라는 도마에 올랐다.

　예결위 위원인 오병윤 통합진보당 원내대표는 정부 예산안 처리 반대 토론에서 “예결위 위원임에도 확정된 예산안을 전체회의 10분 전에 받아봤다. 살펴볼 시간조차 없었다”면서 예산안 심사과정의 불투명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쪽지예산은 상임위별 예산안 논의 과정에서 교환된다. 모두 필요한 사업이겠지만 일명 ‘실세의원 쪽지’는 무시하기가 어렵다”면서 “차라리 ‘예산확보를 했다’라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생색이라도 내지 않았으면 좋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이 증액된 만큼 정부와 국회가 공기연장이나 유사사업 추진 등에 따른 예산 낭비를 방지할 대책을 보다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