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술개발ㆍ해외동반진출 등 모범사례 ‘주목’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발목 우려… 지원책 필요　

　정부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동반성장 정책 강화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낸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협력사의 교육지원ㆍ기술협력ㆍ해외동반진출 등을 추진하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등 경쟁력을 강화해 박근혜정부의 ‘고용률 70%’라는 국정과제 목표 달성을 고려한 조치다.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및 동반성장 정책에 따른 정부의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건설산업의 동반성장은 ‘함께가는 길’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불안함이 커지는 실정이다. 정부가 이런 불안을 해소할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ㆍ정치권, 해외건설인력 양성 등 지원 강화

　정부는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출한 ‘창조경제 민관협의회 등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처리했다.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결집해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창조경제민관협의회, 창조경제위원회,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을 설립하는 방안이다.

　민간 측 위원으로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전국은행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벤처기업협회의가 참여하면서 대ㆍ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정책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7일, 19일 각각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대중소ㆍ중견기업인을 세계 진출을 고려한 기술개발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창조경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정치권도 해외건설인력 양성 등 일자리 창출 지원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새해 예산안에 해외건설시장개척 사업으로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 운영 및 해외건설 수주 기법인 CM 제도 수출(캄보디아 등)을 고려한 예산을 151억4600만원을 편성한 상태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1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창조경제와 동반성장을 바탕으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대ㆍ중소기업의 바람직한 역할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3회 동반성장포럼’을 열었다.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6월 우리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정부는 이 같은 고용률 달성을 위해 중소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불공정ㆍ불평등ㆍ불합리라는 3불을 제거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반성장 이면 경기불황 불안 확대… 지원책 절실

　건설기업의 동반성장 전략도 견고해지고 있다.

　한화건설은 올해 9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이라는 모범사례를 마련했다.

　동반성장 전략의 하나로 협력사와의 해외동반진출을 추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어진 성과라는 게 한화건설의 설명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내년부터 공사가 본격화되면 100여개의 협력사, 1000여명의 협력사 직원이 이라크 현지에서 공사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에 선정된 계룡건설산업도 협력사의 적자를 보전하고자 매해 당사의 당기순이익을 웃도는 금액을 협력사에 지원하는 동반성장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워크아웃 상황인 금호건설은 하도급 대금 직불 비율을 확대해 협력사 재무안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세미나 개최 및 교육지원, 기술협력 등은 건설산업 동반성장 정책의 기본사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장기화된 건설경기 침체가 이 같은 동반성장 정책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염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HㆍS사 등 중견건설사 상당수의 신용평가등급이 한 단계 이상 하락했고, 국토교통부의 ‘건설시장 동향점검 실무대책반’에서는 내년 건설 수주액이 2004년 수준인 91조~93조9000억원으로 예측되면서 불안심리마저 요동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50위 내 중대형사 수주액은 전년과 비교해 42%가 줄었고, 전체 종합건설사 4곳 중 1곳은 단 한 건의 공사도 수주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내년 건설경기 불안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건설업 종사자가 5년간 23% 늘었지만, 임시ㆍ일용직이 40%를 차지하면서 고용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통계치도 ‘고용률 70% 달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조선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설공학부 교수는 “동반성장은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어느 일방적인 지원보다 서로 상호ㆍ동반해서 함께 성장하다 보면 전혀 예기치 못한 생산활동이 가능해지지 않느냐”면서 “이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국가 정책에서 건설산업을 복지와 상반된 사업으로 인식하지 말고, 민자사업 등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