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무선 정보통신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정책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히 최근 제시된 정책 방안은 향후 통신시장의 새 프레임을 짜는 데 이정표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가장 시선이 쏠리는 대목은 급증하는 무선 트래픽에 대비하기 위한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이하 플랜 2.0)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2023년까지 1㎓폭 이상의 주파수를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플랜 2.0’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부는 기존의 ‘플랜 1.0’ 보다 400㎒폭 이상 넓은 이동통신용 주파수를 추가로 발굴할 방침이다.

주파수 대역폭을 넓히는 것은 도로를 확장해 차량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주파수의 안정적 확보와 운영을 통해 모바일 데이터 전송속도를 한층 높이고 무선통신 인프라의 고도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플랜 2.0’은 시분할 LTE(LTE-TDD)용 주파수와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주파수 등에 대한 재활용 방안, 2015년경 공급 예정인 210㎒폭 이동통신용 주파수 대역 등에 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이 중 LTE TDD용 주파수 활용방안은 통신시장 지형변화에 촉매제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LTE TDD는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국제표준으로, 그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미래부는 지난 10월 와이브로 정책방향을 결정하면서 신규사업자에 한해 LTE TDD 도입을 허용한 바 있다. 여기에 발맞춰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은 LTE TDD 방식으로 제4 이동통신에 다시 도전하기로 하고 지난달 14일 통신사업자 허가신청서를 접수했다.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5G(세대) 이동통신 추진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5G는 최신 이동통신기술 4G LTE보다 100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 5G 이동통신은 급속한 기술개발 과정을 거쳐 수년 내 글로벌 경쟁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미래부는 2015년까지 프리(pre)-5G 기술을 시연하고 2018년엔 시범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2020년 세계 최초의 5G 상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범정부 차원의 ‘기가 코리아(Giga Korea)’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가 코리아 사업은 ICT 생태계 전반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5G 이동통신, 홀로그램 등 원천연구를 집중 추진하고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단말(D)에 걸쳐 다수의 기술을 상호 연계한 미래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 오는 2020년까지 정부 4125억, 민간 1376억 등 총 550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체계적인 정책 조합은 제반사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각각의 정책들이 정보통신인프라 고도화라는 궁극의 목표를 지향하면서도, 관련업계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갖은 변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성장공식 부재라는 덫에 걸린 경제주체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추진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