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 기술제안 시범사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밀양~울산 간 고속도로 건설공사 1공구의 입찰과 관련 시공사들이 입찰참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아직 불완전한 제도에 대한 일종의 관망세로,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진행될 입찰에서 참여율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기술제안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기술제안 입찰안내서 표준안 최종안을 빠르면 이달말이나 늦어도 다음달초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지난 10월 표준안 초안을 공개한 이후 업계 및 발주기관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지난 13일에는 수정안에 대한 발주기관 회의를 열기도 했다.

　업체들이 관망적 자세를 견지하는 이유는 활성화 방안에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예 입찰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밝힌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표준안을 파악한 바로는 비용이 수반되는 부분에 대한 부담을 시공사 쪽으로 떠넘기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일단 이번 밀양~울산 1공구는 불참할 것이다. 이번 입찰 진행과정을 살펴본 뒤 추후 물량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설계 기술제안의 경우 발주처가 제안 요청한 공종 외에 설계 오류가 발생했을 시 시공사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과, 제안한 공종이 부적격으로 판명났을 시 공사비 적용 문제 등 업계에서 건의한 사항은 이번 표준안 최종안에서 반영되지 않을 게 확실시되고 있다. <본지 10월 24일자 참조>

　B사 관계자는 “과거 건축 분야에 수주한 기술제안 공사들이 최근 준공시기가 돌아오고 있는데 현장요건이 좋지 않다. 밀양~울산 1공구의 참가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수익면에서 도움이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설계보상비 문제도 한몫 거들고 있다. 정부에서는 최근 지급 규정이 없는 기술제안 설계보상비를 ‘비정상의 정상화’ 측면의 단기개선 과제로 삼고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행 국가계약법 시행령과 계약예규를 개정해야 과정이 거쳐야 하기 때문에 밀양~울산 1공구에 적용되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C사 관계자는 “설계보상비는 지난 5월 국토부가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때부터 나온 이야기”라면서, “공사 발주는 다가오는데 관련 제도는 정비되지 않은 모습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를 완성할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완벽에 가까운 제도를 마련한 뒤 시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밀양~울산 1공구는 입찰안내서 표준안 최종안 발표와 맞물려 당초 내년 1월말에서 2~3월로 발주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