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건설사의 단기채무 상환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성 부채 규모가 감소한 반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이 증가하면서 유동비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실제 건설사의 채무 상환 능력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17일 <건설경제>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건설사 33곳 중 분석 가능한 28개사를 조사한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 유동비율은 평균 143.0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137.42%)보다 5.5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단기채무 지급능력을 보여준다.

　유동부채는 만기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 부채를, 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하는 만큼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단기채무 상환 능력이 크다는 의미다.

　올 들어 상장 건설사의 유동비율이 높아진 것은 유동자산이 늘어난 가운데 유동부채는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 말 현재 상장 건설사의 유동자산은 48조9743억7388만원으로 작년 말(47조9171억8655만원)보다 1조원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34조8682억6299만원에서 34조2298억156만원으로 6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업체별로 보면 대우건설의 유동비율이 181.28%로 작년 말(158.07%)보다 23.21%포인트 상승했고 한라의 유동비율도 111.75%에서 135.25%로 20%포인트 넘게 올랐다.

　금호산업과 대림산업의 유동비율도 각각 100.30%, 180.77%로 지난해 말(78.61%·159.83%)에 비해 21.69%포인트, 20.94%포인트 개선됐다.

　반면 동양건설산업은 유동비율이 작년 말 178.51%에서 지난 9월 말 100.70%로 무려 77.81%포인트 곤두박질쳤고 현대산업개발과 신세계건설의 유동비율도 각각 200.67%, 67.27%에서 169.44%, 36.35%로 3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부동산 등 자산 매각에 잇따라 나선 결과 유동자산이 증가하면서 유동비율이 상승한 것”이라며 “지표상으로는 단기채무 상환 능력이 개선됐지만 실질적으로 채무 상환 능력이 좋아졌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