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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기]'원전비중 29%' 2차 에기본, 원전 추가 건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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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35년 원전비중 29%안’을 담은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 현재 건설 중인 원전 외에 몇 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해야 할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원전 추가 건설 문제의 가장 핵심은 역시 에너지수요전망. 특히 전력수요가 얼마인지에 따라 원전의 추가 건설량이 명확히 계산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발표한 2차 에너지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총에너지는 연평균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중 전력은 에너지원 중 가장 빠른 연평균 2.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예상대로라면 총에너지수요는 2011년 2억7570만TOE에서 2035년 3억7790만TOE로 늘어나게 된다. 37% 늘어나는 셈이다.
전력수요는 같은 기간 무려 80%가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원전 비중을 현재보다 조금 늘리고, 분산형 전원 확대, 수요관리 등을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논란 1, 전력수요 증가치 너무 과당예측 아닌가= 지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장기에너지수요전망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
정부가 내놓은 기본계획안의 주요 전제치를 보면 우선 경제성장률은 지난 2월 발표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3.5%) 때보다 다소 낮아진 2.8%를 적용했다. 또 인구와 가구수는 각각 0.17%, 0.96%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유가는 연간 1.2% 상승해 2035년에는 배럴당 140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고, 산업구조의 경우 에너지다소비 업종의 성장세는 둔화되지만 조립금속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1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때의 전제치는 경제성장률(3.4%), 국제유가(2030년 127달러), 인구(0.02% 감소), 산업구조(에너지다소비산업 2020년까지 급속 성장) 등이었다.
1차 때와 비교해 볼 때 에너지수요는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전력수요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차 계획에서는 2030년 전력수요가 585.3TWh로 예측됐지만, 2차 때는 30%가 늘어난 761.8TWh로 예측됐다. 다만 2월 수립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때보다는 5~6% 낮아졌다.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한 타 에너지원에서 전기로 소비가 집중되는 전환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란게 에너지 수요전망을 담당한 최도영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의 설명이다.
최도영 박사는 “전력수요가 1차 에기본 때보다 높게 전망된 이유는 조립금속업 등의 산업에서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에너지원 중 전기로의 전환이 증가하면서 전기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에너지정책을 공급 위주에서 수요관리 위주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고, 에너지세제개편을 통해 과도한 전기화를 막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이처럼 높은 전력수요 증가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에너지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연구위원은 “밖으로 중국의 등장과 안으로 건설경기의 쇠퇴기 진입으로 철강 등 에너지다소비업종의 전기수요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에너지수요가 과거와 마찬가지로 진행된다는 전망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논란2, 신규 원전 몇 기 증설? = 정부가 2035년까지 원전 비중을 29% 수준까지 늘리기로 한 가운데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원전 이외에 7GW 규모의 원전을 추가로 짓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원전 비중과 관련, “29%로 늘릴 경우에 원전 설비는 장기적으로 43GW까지 증가하게 된다”며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해 현재 5기의 원전이 건설 중이고 6기가 계획 중이므로 36GW의 설비가 이미 확보됐다고 보고 2025년부터 2035년 사이에 7GW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2035년까지 원전 비중을 29%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는 민관워킹그룹이 정부에 권고한 원전 비중 범위 22~29% 중 가장 높은 수치를 택한 것이다.
노 박사는 “그동안 에너지 안보와 온실가스 감축 등 여러 여건을 감안해 가능하면 원전 비중을 확대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떨어진 수용성 때문에 비중 축소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노 박사의 발언에 의하면 현재 원전 비중은 26.4% 수준으로, 29%로 높이려면 현재 건설 중인 5기와 계획 중인 6기외에도 최소 5기에서 7기를 증설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신고리 3호기 등 신형 원전 설비규모인 1.4GW(140만kW)를 기준으로 하면 5기를, 설비용량 기준을 1GW(100만kW)로 낮춰 잡는다면 7기를 더 건설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렇게 되면 총 원전은 현재 가동 중인 23기와 이미 건설 계획이 확정된 11기에 추가 원전까지 합쳐 40기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로 검토 중인 경북 영덕과 강원 삼척에도 원전이 들어설 것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송유종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은 “삼척, 영덕에 원전을 짓는 문제와 원전 몇 기를 짓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에 속 시원히 말씀 드리기 어렵다”며 “자세한 규모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때 결정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 3, 분산형 전원 확대 가능할까=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안에는 2035년까지 발전량 15% 이상을 분산형 전원을 통해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부는 이번 기본계획 수립의 5대 과제 중 하나로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을 정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설치비·세제지원 등의 인센티브 지원과 전기요금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전기다소비 업체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자가발전 설치와 집단에너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세부방안은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확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석광훈 위원은 “정부의 원전비중 29%안은 초고압송전선을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만큼 민간워킹그룹의 합의사항인 전력시스템 분산화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될 수 있다”며 “정부는 에너지가격세제 개선과 분산형전력시스템 구축이라는 민간워킹그룹의 합의를 충실히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광림 대한상의 실장도 “분산형 전원을 확대하려면 인센티브가 필요하고, 가장 큰 걸림돌인 가스연료비용문제에 대해 정부의 후속 개선조치가 필요하다”며 “더욱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1%로 확대하려면 구체적인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 4, 계획 수립 과정 과연 적절했나= 정부는 이번 2차 에기본을 수립하면서 민간워킹그룹의 공론화를 통한 진정성 있는 의견을 수렴하는 데 주력했다.
이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공청회와 이해관계자 간담회 및 토론회, 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쳐 최종안을 내놨다.
이와 관련 이종수 서울대 교수와 석광훈 위원은 “2차 에기본안이 민간워킹그룹안을 토대로 수립한 것은 사회적 수용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에너지가격세제개선과 전력체계 분산화의 수용은 전향적 조치라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워킹그룹을 운영했다는 것만으로 사회적 논의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비판도 많았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원전비중에 대해 국민 의견을 묻는 어떤 절차도, 사회적 논의도 없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권고안의 가장 높은 수치를 정한 것은 문제”라며 “이대로 정부안을 확정한다면 이후에 벌어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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