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용 토지ㆍ건물 보유로 매출액 큰 주택업체 불익

전문업계 하도급공사 때 건설산업기본법 적용돼

　정부가 최근 확정한 새 건설업 중소기업 인정기준에 따라 330여개 종합·전문 건설사들이 새로이 대기업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중소기업청이 주도하는 대부분 중소기업 지원책에서 건설업이 배제됨에 따라 대기업 분류로 인한 불이익은 미미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 증권) 등의 건설업 보증지원책과 해외건설개척자금 지원 수혜 정도만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문건설업계의 경우 대기업을 배제하는 현행 하도급법령 특성상 대기업으로 분류되면 하도급공사 때 하도급법령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고 대신 건설산업기본법 적용을 받게 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건설업 중소기업 인정기준이 현행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 또는 자본금 30억원 이하에서 3년 평균 매출액 1000억원 미만으로 일원화(2015년 시행)됨에 따른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건설단체들의 분석 결과(종합 2012년 재무제표, 전문, 2011년 재무제표 기준)를 보면 종합건설사는 31곳(196곳→227곳), 전문건설사는 300곳(305곳→605곳, 단 전문은 현행 중기졸업 기준 배제하고 상시근로자 및 자본금 기준만 적용)이 새롭게 대기업으로 편입될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에서 배제되면 중기청이 대행하는 정부 차원의 정책자금 융자 등의 중기 지원책에서 제외(건설업은 107개 중 4건만 해당)되지만 건설업 수혜범위가 워낙 적어 사실상 거의 영향이 없다는 게 단체들의 설명이다.

　다만 국토부의 해외건설 시장개척 지원사업 때 지원비율은 90% 이내에서 50% 이내로 줄어들고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의 P-CBO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신용등급 기준이 더 빡빡해진다. 그러나 앞으로 건설산업 대상의 중기지원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건설사로서는 아무래도 중기로 남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사업용 토지나 주택 보유가 불가피한 탓에 매출이 상대적으로 많아질 수밖에 없는 주택 주력 건설사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건설협회도 이를 감안해 정부에 3년 평균 매출액 상한 기준을 최소 3000억원으로 책정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건협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대기업으로 편입돼도 별다른 불이익이 거의 없지만 앞으로 중소 건설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제조업과는 다른 건설업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특히 주택건설사의 경우 최근 시행·시공을 병행하는 추세로 바뀌기 시작했는데, 새 기준이 시행되면 그런 흐름이 다시 분리 쪽으로 바뀌면서 자체사업이 위축되고 건설사들만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3000억원이 어렵다면 적어도 현행 건설업종의 중소기업 졸업 요건인 1500억원까지는 내려야 시행·시공 병행을 통한 주택건설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문이다.

　전문건설업종의 경우 대기업으로 편입되면 가장 큰 차이점은 대기업간 거래를 배제하는 하도급법령 적용을 받지 못하는 점이다. 현행 하도급법령이 규율하는 원하도급 관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거래이며 중소기업간의 거래일 때는 원사업자의 시평 합계액이 30억원 이상인 경우로 한정된다.

　이에 따라 대기업에 편입된 전문건설사의 경우 하도급법령 대신 건설산업기본법령 적용을 받게 된다.

　건설단체의 관계자는 “과거만 해도 건산법에 비해 하도급법령상 하수급인 보호책이 더 강했지만 최근 경제민주화 바람 아래 건산법이나 하도급법이나 별 차이가 적어졌기 때문에 현재와 달라질 것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