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불법낙찰 조직 잇달아 적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제2부는 3일 경기·인천·강원지역 지방자치체에서 발주하는 관급공사를 부당하게 수주한 불법낙찰 조직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컴퓨터 해킹을 통해 해당 공사의 낙찰 하한가를 조작하는 방법을 썼다.

검찰에 따르면 불법낙찰 조직은 악성프로그램 개발·관리자 3명, 입찰브로커 3개 조직 7명, 불법낙찰 건설업자 18명 등 모두 28명으로 구성돼 있다.

검찰은 이들 중 죄질이 좋지 않은 입찰브로커 등 관련자 4명을 컴퓨터등사용사기, 입찰방해죄로 구속하는 등 21명을 기소했다. 아울러 해외로 도피한 악성프로그램 개발자 등 4명을 지명수배 했으며, 범행가담 정도가 경미한 건설업자 3명을 입건유예 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경북지역 소재 지자체가 발주한 공사에서 악성코드를 이용한 해킹으로 총 31건, 291억 원 상당(20개 업체)의 공사를 불법으로 수주한 사례를 적발한 바 있다.

이번 경기·인천·강원지역의 불법낙찰 건은 악성프로그램을 이용해 단순히 재무관PC에서 공사예가를 빼내는데 그친 경북지역의 사례보다 한층 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 조직은 한층 진화된 악성프로그램을 재무관PC에 설치해 지자체 관급공사의 공고번호, 공사기초금액 등을 토대로 낙찰 하한가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공사 예정가격 15개 자체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재무관의 지인을 통해 낙찰관련 파일들을 검토해 달라는 등의 방법으로 악성프로그램이 저장된 USB 메모리를 재무관PC에 꽂아 자동으로 설치하는 방식으로 악성프로그램을 유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대한건설협회 회원명부 등에 기재된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 첨부파일을 열람하도록 유인하는 방식으로 입찰자PC에 악성프로그램을 유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악성프로그램을 이용한 경기·인천·강원지역 불법낙찰 공사는 35개 건설업체 총 77건이다. 이들 공사를 낙찰가로 환산하면 1100억 원에 이른다.

검찰은 앞으로도 관급공사 불법낙찰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사해 관련범죄를 발본색원 할 계획이다. 경북지역의 경우 26명을 적발해 25명을 기소하고 1명을 기소중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