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투자 건설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한 R(Rehabilitate)사업의 민간제안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돼, 관련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 A사와 B사는 각각 수도권 내 기존 하수처리장을 증설,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R사업의 최초 제안서 작성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사와 B사는 모지자체가 예산 부족으로 인해 증설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민자사업 전환을 고려하자, 수처리 및 수자원 전문 엔지니어링사와 손잡고 발빠르게 제안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사업내용을 보면, 지상 하수처리장 시설 및 설비 대부분을 지하로 이전하고 상부에 공원 등 주민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두 사업 모두 유사한 모양새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A사와 B사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시설이나 각종 복합시설을 추가하는 등 각기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첨부해, 제안에 나설 계획이다.

　총 사업규모는 운영비를 포함해 각각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사 관계자는 “일단 내년 1기분 중 최초 제안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이 사업을 계기로 향후 또 다른 시설에 대한 R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사업이란 BTO(수익형), BTL(임대형) 등 신규 시설을 건설(운영)하는 B계열 사업과 달리, 기존 인프라시설을 증설, 개량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시설 수요나 이용률 등이 이미 검증된 시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주무관청이나 사업자가 수요예측 실패에 관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투자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자체가 추진하기에도 적합하고 인허가 등 사업추진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R사업은 근거 규정만 마련됐을 뿐, 아직 주무관청인 지자체는 물론, 사업자에도 아직 생소하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A, B사의 제안사업에 대해 아직 성공적인 사업모델이나 세부 추진방안이 담긴 가이드라인이 없어 성공적 추진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제안을 준비 중인 A, B사 역시도 직접 시설을 운영해 수익을 얻는 RTO(수익형)방식을 적용할지, 주무관청에 임대료를 받는 RTL(임대형)방식을 적용할지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또한 제안서를 받게 될 주무관청도 민간사업자에 어느 정도의 운영기간을 부여하고, 수익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분배해야 할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B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제안서를 제출한다 해도, 상당 기간 주무관청과의 협의가 필요할 것 같아 제3자 공고 등 본격적인 사업추진 시기를 점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의 R사업 관련 세부 추진방안이 마련된다면, 사업자는 물론 지자체도 보다 활발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승권기자 skb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