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전문공사를 다른 업종의 공사와 분리 발주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법률 개정안은 지난 8월 발의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된 상태지만, 환노위 심사에 앞서 국토교통위원회가 처리 반대 의견서를 제시하면서 심의자체가 중단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7일 국토위에 따르면 서용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8월 중소 환경전문공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환경전문공사를 다른 업종의 공사와 분리 발주 △일정 금액 이하의 환경전문공사에 대기업의 참여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 의원은 발의 취지에 대해 “국가계약법이나 지방계약법은 동일 구조물공사 또는 단일공사는 분할해서 계약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환경 전문기술이 필요한 환경전문공사를 토목ㆍ건축공사와 일괄 발주ㆍ계약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영세한 중소 환경전문공사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환경전문공사의 분리 발주를 허용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그러나 국토교통위 지난 26일 전체회의에서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상정ㆍ채택, 처리 반대 의견을 내놨다.

　중소 환경전문공사업자 지원도 중요하지만, 분리 발주 제도 개선이 이를 해결하지 못할뿐 아니라 전문공사의 분리 발주 허용이 부실공사, 원가상승 및 하자발생 시 책임소재 불분명 등의 우려를 현실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의견서에는 “환경전문공사의 기술개발비 보상 및 적정 공사비 확보 문제는 분리 발주로 해결될 사안이라기보다 환경신기술 사용료 지급 의무화와 하도급계약 적정성 심사 등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명기됐다.

　또 “분리 발주를 법률로 강제할 때에는 공사 시공상 비효율 및 품질확보 곤란, 원가상승에 의한 국민부담 증가, 하자발생 시 책임소재 규명 곤란, 발주자 선택권의 과도한 제약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일괄 또는 분리 발주 여부는 환경전문공사업체 및 관련업계의 경영 개선 차원이 아닌 공공서비스 수준 및 건설산업 경쟁력의 제고 차원에서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개정 사항은 통과돼선 안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도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불법하도급 양산 및 임금체불, 4대 보험 부실관리 등을 우려해 분리 발주를 반대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위는 지난 6월 소방시설 공사를 분리 발주하는 내용의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하자의 책임, 원인 규명 곤란 등을 고려해 처리를 유보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안을 채택하고 안전행정위에 전달한 바 있다.

　이명수ㆍ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은 소방시설 공사도 관련 업종인 전기공사, 정보통신 공사와 같이 분리 발주를 하도록 하고, 위반 시에는 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국토위는 의견서에서 “발주처가 분리 발주를 할 때에는 별도의 설계ㆍ감리ㆍ입찰 공고 및 계약서 작성 등 행정적 추가 경비가 증가하고, 낙찰가의 상향 조정 등으로 오히려 공사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공자가 달라 공사 품질 및 하자 책임 규명이 불명확해질 것”이라고 명기했다.

　개정안은 현재 안전행정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한형용기자 je8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