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을 1년 반 앞 둔 신재생연료혼합의무제(RFS)의 향방을 정유업계뿐만 아니라 가스업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15년부터 우선 경유에 신재생연료를 혼합하는 방안이 추진되지만, 정부는 이를 가스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경유뿐만 아니라 수송용 가스인 LPG, CNG 등에도 바이오가스를 일정비율로 혼합하게 돼 가스업계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RFS는 수송용 연료인 경유, 휘발유 등에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혼합하는 제도다. 이 중 경유에만 2015년부터 우선적으로 의무혼합을 시행하기로 한 가운데, 정부는 2023년까지 최대 5~7% 비율로 바이오디젤을 혼합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유업계에서 수송용 연료 간의 형평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수송용 가스도 부담을 지게 됐다. 정부의 ‘RFS 상세운영방안 수립’ 연구에 참여한 김재곤 석유관리원 연구원은 “수송용 연료의 사용량을 보면 휘발유, 경유 다음으로 LPG”라며 “가스도 수송용으로 사용하는 양이 많다보니 정유업계에서는 형평성을 고려해 가스에도 의무를 부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도시가스 공급량 중 수송용은 4.9%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도시가스업체 33곳 중 24곳이 수송용 가스를 판매하고 있다. 9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가스사가 RFS 시행의 영향권 안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석유관리원은 ‘RFS 상세운영방안 수립’ 연구에서 바이오가스에 대한 의무혼합은 2017년부터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업계는 마냥 느긋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중부도시가스 관계자는 “정부가 도시가스에도 바이오가스를 혼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수송용 판매물량이 있는 업체는 모두 RFS와 관련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미리 준비를 하지 않을 경우 나중에 가서 (RPS의무가 있는 발전사들처럼) 과징금을 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가스는 지리적인 요소가 중요한데, 공급권역내 바이오가스가 충분히 생산되는 업체가 없기 때문에 제도가 시행되면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며 “수도권은 하수슬러지 등이 많다보니 연료가 충분히 확보되는 업체가 있는데, 지역 도시가스업체는 바이오가스 연료를 집화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하고 싶어도 못할 수가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바이오가스의 국내 수급이 가능한지 여부도 논쟁거리다. 도시가스협회 관계자는 “차량용 가스에 바이오가스를 혼합하는 제도가 시행될 경우, 바이오가스의 국내 수급이 가능하냐를 두고 학계와 바이오가스 업계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며 “국내수급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바이오가스의 경우 국내에서확보가 가능한지 충분히 검토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도 고려해야하고, 온실가스 감축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야한다”며 “RFS 시행 관련법이 올해 통과됐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나 2015년 상반기에 마련될 하위 법령에서 어느 수준까지 기존 수송용 연료에 혼합하도록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