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들이 예산 불용 처리를 피하기 위해 올해 배정받은 건설 예산을 집중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올해는 연초부터 꾸준히 집행 물량이 저조했던 터라 건설업계는 이번 기회에 부진한 실적을 쌓기 위한 수주를 열망하고 있다.

25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각급 수요기관들의 입찰을 대행하는 조달청은 최근 3주 연속 6000억원이 넘는 입찰을 집행하고 있다.

조달청은 이달 세째주 추정가격 기준 6100억원, 지난주 6175억원을 집행한데 이어 이주에는 6472억원에 대한 입찰을 집행해 올해 주간 입찰금액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각급 수요기관들이 올해 배정받은 건설 예산이 해를 넘겨 불용 처리되는 것을 모면하기 위해 세밑 집중적으로 조달청에 계약체결을 의뢰한 데 따른 것으로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건설공사 발주 물량이 많은 점도 한몫하고 있다.

조달청 관계자는 “올해는 이렇다할 만한 대형 국책사업이 없어 연초부터 주간 입찰금액이 예년에 비해 부진했다”며 “최근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가 필요없는 일반 시설공사에 대한 계약요청을 마감했고, 입찰공고만으로 예산 이월이 가능한 기술형 입찰만 계약요청을 접수받아 연내 계약체결이 가능한 신규공사는 모두 공고해 입찰만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이주 올해 주간 집행금액 기준으로 최대치인 7906억원을 집행해 건설업계의 수주 갈증 해소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다음주부터 조달청의 주간 입찰금액이 4000억원대로 내려 앉고,  LH의 주간 입찰금액도 빠져 연말까지 수주 갈증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건설업계, 특히 중소건설업계는 오랜 만에 큰 장이 선 이참에 부진한 올해 공공공사 수주 실적을 조금이나마 만회하려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형사 관계자는 “예년에는 조달청이 연간 1조원 이상을 집행하던 주간이 종종 있었으나 올해는 결국 6000억원대에 머물러 공공 건설 수요가 급함했음 반증했다”며 “중대형 건설사들이 주로 참여하는 턴키 등 기술형 입찰과 최저가낙찰제는 이주 LH 물량을 제외하곤 대부분 소진됐다”고 말했다.

중소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공공 조달시장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입찰 물량이 그나마 많은 요즘 어떻게든 수주하려는 갈망이 크다”며 “이럴 때 수주하지 못하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낼 수 밖에 없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