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의 경력과 자격을 등급제로 관리하고, 자격증 보유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자격 등급(경력과 숙련도 등)이 높을수록 임금을 높게 책정하는 체계를 갖춰 건설기능인 양성에 속도를 붙이려는 조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 같은 ‘건설기능인 등급제’ 시행 방안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개정안은 전국 126만명에 달하는 건설근로자 가운데 기능자격자 5만명(기능사 4만3000명 - 토목 5000명, 건축 2만명, 설비 1만8000명, 인정기능사 5000명)과 현장 장기경력자 10만명 등 15만명에 대해 경력ㆍ자격ㆍ숙련도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이에 따라 처우를 개선하는 건설기능인 등급제 도입 방안을 담고 있다.

　건설기능인 등급제 기준 구분안에 따르면 5년 이상 경력(교육 포함)을 가진 기능장을 특등급 또는 특급기능인으로, 현재 기능장이거나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기능사 또는 인정기능사는 1등급(고급기능인)으로 세부등급을 구별하고, 이에 따라 처우를 조정하게 된다.

　건설기능인 등급제가 도입되면 청년실업자의 건설업 진입 촉진과 숙련된 건설기능인력 확보가 가능해져 건설인력 부족과 노령화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심 의원의 설명이다.

　유자격 근로자가 건설기능 인력에 대한 관리 미흡으로 임금 등에서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는 문제도 개선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아울러 건설기능인 등급제 운영을 전문기관에 위탁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근거도 명기됐다.

　심 의원은 “건설 기능인력이 건설현장에서는 비정규직이나 일용직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게다가 자격증이 임금구조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건설산업 근로자들이 자격과 경력에 걸맞은 대우를 받도록 건설기능인 등급제를 시행토록 하고, 이를 통해 건설기능인 양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법률 개정과 연구용역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심 의원은 지난해 11월 말 이 같은 방안이 담긴 ‘건설기능인 양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환경노동위에 계류된 상태다.

　제정안은 건설근로자 기능등급제 이외에 건설근로자 양성ㆍ향상훈련 및 임금체불방지, 계절적 실업 시 수입 안정화, 은퇴 후 사회안전망 강화(퇴직공제시압) 방안 등이 담겨 있다.

　심 의원실 관계자는 “애초 제정안을 추진해오다 검토시기 및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의 업무 이임 등의 의견차가 있어 시급하다고 판단된 경력에 따른 임금 지급 문제를 우선 개선키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기능인 양성을 통해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건설기능인 육성 및 지원한 관한 법률 제정안’,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건설근로자의 고용 개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은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등 건설근로자의 처우 개선 및 임금체불 방지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한형용기자 je8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