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플랜트 발주 다시 살아날까?

　내년부터 발주 규모 대폭 증가 예상…해외건설 수주 여건 크게 개선될 듯

　올해 해외 건설업계가 신규 수주 부진을 겪고 있는 중동 지역 플랜트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올해 중동 국가들이 국내 건설업계가 주로 공략했던 정유ㆍ석유화학 플랜트 발주 규모를 축소하면서 수주액이 감소했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발주를 크게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LIG투자증권이 중동건설전문지 미드(MEED)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중동지역에서 발주될 정유ㆍ석유화학 발주 규모는 46억9000만달러에 머물 전망이다.

이는 최근 5년 내 중동지역 플랜트 발주량 가운데 최저 수준으로 지난해 발주량 265억5000만달러와 비교하면 2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이 때문에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중동지역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한 금액도 급감했다.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한 중동지역 석유화학 프로젝트는 2억9000만달러에 그쳤고, 정유 플랜트 수주액도 10억7000만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석유화학 플랜트와 정유 플랜트 수주액이 26억달러와 44억달러 수주이었던 것에 비하면 수주액이 대폭 줄었다.

　이 때문에 그간 해외건설시장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던 중동 시장이 아시아 시장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태다.

　올해 중동지역에서 거둔 해외 수주액은 214억달러로 아시아 지역 수주액 211억달러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중동지역 플랜트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내년에 중동지역에 발주될 것으로 예측되는 정유ㆍ석유화학 플랜트 규모는 196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2015년에는 역대 최고치인 3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중동지역 플랜트 시장이 다시 활황을 맞을 공산이 크다”면서 “발주 규모도 역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공산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올해 입찰 일정이 지연됐던 중동지역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낙찰자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총 사업비가 15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쿠웨이트의 CFP(Clean Fuel Project)가 내년 초에 낙찰자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100억달러가 넘는 쿠웨이트 NPR(New Refinery Project)도 내년에 입찰이 진행된다.

　여기에 오만과 이라크에서 추진 중인 카잔-마카렘(Khazzan-Makarem) 가스전 개발(150억달러)과 키르쿠크(kirkuk) 정유 플랜트(60억달러)도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중동 대표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이 아시아ㆍ중남미 등 신흥시장 개척에 나선 상황에서 내년에 중동지역 발주까지 급증하면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 잔치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김태엽 해외건설협회 정보기획실장은 “그간 연기됐던 중동지역 대형 프로젝트들이 내년에 발주가 될 가능성이 높고, 아시아 건설시장 발주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년도 해외건설시장 발주여건은 확실히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