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사상 최초로 민관 합동법인(제3섹터) 방식에 대한 사업제안서 심의를 수행해 눈길을 끈다.

　정부와 민간사업자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사업을 시행하는 제3섹터 시장이 조달청 맞춤형서비스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지 주목된다.

　6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광주광역시는 제3섹터 민간투자방식으로 공모한  ‘가연성폐기물 연료화(RDF) 사업’에 대한 사업제안서 평가를 조달청에 의뢰해 오는 8일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동안 준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려던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와 기술제안 등 기술형 입찰에 대한 평가를 조달청에 의뢰한 적은 있지만, 이같은 제3섹터 방식에 대한 평가를 조달청에 맡기긴 이번이 처음이다.

　총사업비가 1154억원에 달하는 이 사업은 당초 발주기관인 광주시가 한국환경공단과 위·수탁 협약을 체결해 환경공단이 사업자를 선정하려 했으나,  환경공단이 대형공사 입찰 부패와 비리로 얼룩짐에 따라 광주시로 공이 넘어 왔다.

　이에 광주시가 직접 사업자를 선정하려 했으나, 몇년 전 집행한 턴키인 광주 총인처리시설 설치공사에서 당시 설계심의를 맡았던 시 공무원과 대학 교수 등 28명 전원이 뇌물 수수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이번 사업 평가에 적잖은 부담을 느낀 광주시는 공정한 사업자 선정을 위해 제3자인 조달청에 평가를 의뢰하게 됐다.

　하지만 조달청은 현행 설계심의분과위원 풀이 건축공사 기술형 입찰 평가에 초점을 맞춰 구성한 관계로, 환경플랜트인 이 사업의 폐기물 분야 평가를 위한 별도의 평가위원을 선발해야 했다.

　이를 위해 조달청은 설계자문위원회 운용규정을 개정해 폐기물 분야 자문위원을 추가로 위촉하고, 이번 평가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최경빈 책임연구원, 한밭대학교 장철현 교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희선 박사, 경상대학교 이동근 교수 등 4명을 선정해 투입하기로 했다.

　나머지 기계(4명), 건축 및 조경(2명), 전기 및 계측제어(2명), 토목(2명) 분야 평가위원은 현행 설계심의분과위원 풀에서 선정했다.

　조달청은 오는 8일 대전지방조달청에서 이들로 하여금 사업제안서, 즉 기술 부문(400점 만점)을 평가한 데 이어 수요처인 광주시 평가(300점 만점)를 가질 예정이다.

　이 사업은 기술과 수요처 평가에 가격 부문(300점 만점)을 합해 점수가 높은 사업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

　조달청 관계자는 “공공부문의 시설공사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맞춤형서비스의 새로운 영역으로 이 사업을 맡게 됐다”며 “아직은 제3섹터 평가 수요가 많지 않지만 이번 사업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수행해 미래 잠재적인 수요처 확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채희찬기자 c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