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공사를 포함한 건설공사 현장에서 임금체불이 발생할 경우 보증기관이 사업주를 대신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건설근로자 ‘임금지급보증제도’가 도입된다.

또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설공사의 도급인은 매월 수급인에게 공사대금 중 임금을 다른 비용과 구분해 지급하고 수급인이 건설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했는지를 확인토록 하는 제도도 시행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건설업은 사업의 불연속성, 복잡한 하도급구조 등 업종의 특성상 다른 업종 보다 임금 체불이 많다. 실제로 지난해 건설업 체불임금은 2452억 원(6만8225명)으로 전체 산업의 20.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건설공사의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공사비를 지급하더라도 수급인이 공사비 중 임금으로 지급해야 할 금액을 다른 용도로 쓰는 경우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행 임금채권보장제도는 사업주의 도산·파산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다, 도산·파산 판정에도 장기간 소요되고 절차도 복잡해 신속한 임금 보호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관련, 고용부는 건설근로자의 임금체불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임금 체불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임금의 구분 지급 및 확인제도’와 ‘임금지급 보증제도’를 새로 도입하게 됐다.

‘임금의 구분 지급 및 확인제도’가 시행되면 국가, 지자체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설공사의 도급인은 매월 공사대금 중 임금을 다른 비용과 구분해 수급인에게 지급하고, 수급인이 건설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임금지급 보증제도’가 시행되면 사업주에게 건설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 보증의무를 부과하게 된다.

아울러 임금체불 발생 시 금융기관 등 보증기관이 해당 근로자에게 밀린 임금을 먼저 지급하고, 사후에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거나 체당금을 청구하게 된다.

수급인은 도급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보증기관에 보증수수료(임금지급 보증서 발급에 드는 비용)를 납부하고, 임금지급 보증서를 도급계약 체결 시 도급인에게 제출하면 도급인은 지체 없이 수급인에게 보증수수료를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고용부는 또한 건설근로자의 복지 확대를 위해 퇴직공제금 지급요건을 완화했다.

공제부금이란 현재 공공공사 3억 원 이상, 민간공사 100억 원 이상 건설공사를 행하는 사업주가 근로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건설근로자의 근로일수 1일당 4200원(퇴직공제금 4000원+부가금 200원)을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납부하는 것으로, 이중 퇴직공제금은 적립된 원금에 복리이자를 더해 지급하고 부가금은 공제회의 사업 및 운영비로 사용한다.

현재는 공제부금 납부월수가 12개월 이상인 피공제자(근로자)가 건설업에서 퇴직·사망하거나 60세에 도달해야 퇴직공제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건설근로자의 공제부금 납부 월수가 12개월 미만인 경우에도 65세에 도달하거나 사망할 경우에는 공제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수급인이 파산 등으로 공제부금을 내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도급인이 공제부금을 직접 낼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사업주가 근로일수를 신고하지 않으면 해당 근로자가 공제회에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제회가 이를 확인한 후 그 결과를 근로자 및 사업주에게 알리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 후부터 시행하게 된다. 다만 임금지급 보증제도는 공포 후 1년 후에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