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도시장이 곧 포화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죠.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게 있다면 이 같은 상황에서의 상생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허상원 한국철도시설공단 신호통신처장<사진>은 “공기업의 역할은 협력업체의 성장을 돕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허 처장은 중국에서 7년 이상 근무하며 신호통신 분야의 해외진출이 미진한 점이 아쉬웠다고 강조했다. 그가 최근 신호통신처장에 새로 부임하며 가장 고심하는 부분도 해외진출 지원이다. 협력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을 돕는 게 공기업의 역할이라는 생각에서다. “중국에서 7년 반 정도를 지냈습니다. 국내생활도 익숙하지 않고, 신호통신 분야는 더 어렵네요. 그런데 해외에서 대부분 만난 사람들은 건설 분야 종사자들입니다. 신호통신이나 전기 분야는 만나질 못했죠. 그만큼 해외에 신호통신 분야의 진출이 적었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는 또 “공기업은 협력업체 앞에서 머리를 꼿꼿이 세우는 곳이 아니다”면서 “업계와 상생해서 해외진출을 이끌어 가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보였다. 지금은 미약한 수준이지만 꾸준히 해외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신호분야에서는 중국·네팔, 통신분야에서는 중국에서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조금씩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다 보면 틀림없이 성과를 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허 처장은 신호통신 분야가 철도 업계에서 특히 민원이 많은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술 본부 아래 있으면서 기술 개발은커녕 민원·현안에만 매달려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불거진 경부고속철도 2단계 선로전환기 문제와 더불어 8년째 진행 중인 전력유도대책 등 신호통신처는 다양한 민원·현안과 싸우고 있습니다. 이 문제들이 철도기술 발전에 발목을 잡는 것도 사실이죠. 앞으로 더 나은 기술개발을 위해 먼저 이 같은 문제들에 정면으로 맞설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협력업체들도 문제가 있다면 저나 담당 부장·차장 등과 협의함으로써 더 나은 방향을 마련해주길 바랍니다.” 그는 “지금 통신업계에 7000여개 업체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모든 업체가 페어플레이 함으로써 업계 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