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담합징후를 포착,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으나 적발실적이 매우 저조해 담합여부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용섭 의원에 따르면 조달청은 2008년 이후 49건의 담합의혹에 대한 조사를 공정위에 의뢰했으나 그 중 4건(8.1%)만 담합으로 적발됐다.

적발 내용을 보면 LG CNS과 GS네오텍은 지난 2010년 7월 서울시 주요도로 교통관리시스템(ITS)에서 담합을 한 혐의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

또한 2011년 7월엔 대우건설과 벽산건설이 죽곡2지구 2공구 공동주택건립공사에서, 르네코 등 6개사는 경찰청 무인교통감시장치사업 수행과정에서의 담합행위가 각각 적발됐다.

이와 함께 혜영건설 등 6개사는 작년 2월 구의자양취수장 이전 건설공사에서 답함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1년 이후 15건의 경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조사가 완료된 2010년 이전까지 적발 비율은 11.7%에 불과하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또한 2010년 이후 조달청에서 담합으로 입찰제한 조치를 취한 건수가 8건인데, 조달청에서 담합징후를 포착해 제재한 건은 1건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기간 공정위 직권조사에 의한 제재는 4건, 수사기관에 의한 제재는 4건이었다.

이 의원은 “입찰 참가자간 담합모의는 사전에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입찰자료만 갖고 담합 여부를 포착하는데 한계는 있다”면서도 “조달청의 담합 여부 판단 능력이 지나치게 취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 결과 담합하지 않은 기업들이 공정위에 조사 의뢰돼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담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발굴해 담합 여부에 대한 판단기법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