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발전사를 비롯한 에너지공기업들의 해외사업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무리한 해외사업으로 손실을 입은 기관들에 대해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무리한 사업 강행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기관장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를 주장하는 의원도 있었다. 이는 지난 정권에서 해외사업을 워낙 강조하고 정부 경영평가에서도 이와 관련된 지표에 큰 점수를 배정하다 보니 일부 해외사업에서 무리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비롯됐다. 이날 국감에서 해외사업에 소극적이었던 기관들에 대해서는 별 지적이 없었다. 공격적인 투자로 해외사업을 나름대로 열심히 한 기업들은 ‘뭇매’를 맞고, 가만히 정중동 했던 기업들은 무사히 국감을 넘긴 것이다. 하지만 일률적인 해외사업 축소는 내실 있게 해외사업을 추진하라는 의미지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국내 사업에 치중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실제 최근 들어 해외사업 담당자들은 성격상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는 해외사업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마저 접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마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해외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현 정부 정책에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기업에 대한 지나친 부채비율 제한은 이들 기관을 포함, 관련 업계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전력업계의 경우 해외자원개발 분야와 달리 해외사업이 재무구조 악화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 제한으로 해외사업 축소 움직임이 불고 있다”며 “이는 자체적으로 해외진출이 어려운 국내 중전기기 분야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