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장관 서승환)는 우리 건축설계산업을 세계 TOP5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한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9일 산·학·연 TF팀을 9개 분야로 나누어 운영, 총 46회(팀평균 5.1회)의 회의를 거쳐 마련한 실행계획안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30일 오후 3시 건축사회관 1층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이화순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은 개회인사를 통해 “우리 건축산업은 경제발전과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건축설계산업은 OECD 27개국 중 20위권에 머무르고 있고,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는 건축설계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해 내년 6월 시행하게 될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10개 TF에는 민간 전문가(학계, 업계, 연구원), 관련단체(건축사협회, 건축가협회, 새건축사협의회), AURI(건축도시공간연구소) 등이 참여했으며, 건축사협회와 AURI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 국민들의 의견까지 수렴·반영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창의력 기술력 중심 설계자 선정, 지식기반산업구조 정립, 산업성장 인프라 구축을 골자로 10개 TF팀 운영성과가 발표됐다.

김상문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과장은 기조발표를 통해 “이번 10개 TF팀이 마련한 건축설계육성방안 등은 국민 의견을 수렴해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충기 서울시립대 교수는 ‘창의력·기술력 중심의 설계자 선정’이라는 주제로 공공 건축설계발주 방식에 공모방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2억3,000만원 이상의 설계는 공모방식을 의무화하고, 그 이하는 공모와 사업수행능력평가(PQ) 방식 중 선택하도록 하되, 제안공모방식, 2단계 설계공모 등 공모 방식을 다양화해 발주기관과 공모 참여자의 부담을 줄이고, 사업 특성에 맞는 공모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의중 대한축사협회 부회장은 ‘지식기반 산업구조 정립’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기획 업무를 설계와 제도적으로 분리하고, 공공 건축사업에서는 설계 전에 기획 업무 수행을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또한 설계 대가기준은 실비정액가산방식을 적용하고, 다양한 표준계약서를 개발해 공공과 민간에서 두루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강호 에시트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산업 성장 인프라 구축’을 위해 책임건축사 제도를 도입해 대표가 아닌 소속 건축사의 권한과 의무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건축서비스산업의 동향 조사와 DB 구축, BIM 활성화 방안, 건축진흥원의 역할 제안, 건축문화 진흥과 신진건축사 육성 방안, 건축설계 해외진출 지원 방안 등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이어 패널토의에서는 김광현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상문 국토부 건축정책과장, 서규석 선구조엔지니어링 대표, 안우성 온고당 종합건축사 대표, 윤혁경 A&U건축사사무소 대표, 전영철 참건축사사무소 대표, 전영훈 중앙대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윤혁경 대표는 “현재 PQ는 대형사들만의 축제”라며 “심사결정권에 불합리한 구조가 없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 대표는 “건축사들이 일한만큼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자정능력을 갖춰야하며, 책임건축사 제도를 반드시 도입해 회사가 아닌 건축사를 키울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덧붙였다.

서규석 대표는 “공공건축에 공동계약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면서 “설계에 있어 건축구조, 설비, 전기 분야 등등 다양한 역할로 나뉘어져 있는데 공동이행방식이 자리잡아야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현재 건축구조설계자만이 감리에 참여하지 못하는 현실이다”고 지적하며 “건축설계자 관계 전문기술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수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영철 대표는 “설계산업 육성을 위해 건축법, 건축사법, 건축기술진흥법 등등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우성 대표는 “강소 설계사무소들을 육성해야한다”면서 “신진건축가가 공공실적을 쌓을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또 “과소금액에 대한 설계비 산정도 제대로 이뤄져야하고, 설계변경에 대한 정의도 기재부와 잘 협의해 용어정의를 제대로 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공개토론회에 참여한 건축사들은 “소규모 건축사사무소들이 다 죽고 있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를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편, ‘건축설계산업 육성방안’은 이번 공개 토론회 등을 통한 의견 수렴과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확정되며, 주요 내용은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안에 반영돼 올해 말 입법예고될 예정이다.

이경옥 기자 kolee@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