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사업계가 대대적인 전기공사업법 개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업법 개정을 통해 공사실적의 증가를 꾀하고 있다. 업법 개정이 업계의 바람대로 이뤄진다면 수년간 19조원 안팎에서 정체되고 있는 전기공사 실적은 크게 상향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전기공사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공사업법 개정안은 현재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조율을 마치고 입법 준비 중에 있다. 업계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의원발의로 개정안이 처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면 개정에 가까운 개정안 가운데 공사실적과 관계되는 부분은 전기공사의 범위 및 하도급 실적 상호 인정에 대한 것이다.

　우선 전기공사의 범위는 ‘선박용 전기설비’를 포함시키는 게 핵심이다. 소형 어선에서 대형 선박에 이르기까지 전기설비가 설치되지만 현행 업법에서는 선박용 전기설비가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전기공사업체들이 실제 공사를 수행하고도 실적신고를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선박에 설치되는 전기공사의 비중을 전체 공정의 10~1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역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선박 건조 수출액은 42조원(397억달러)에 이른다. 수출만 따져도 4조원 이상의 전기공사 실적이 잡히는 셈이다.

　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공사비중에 대한 검토는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보수적으로 잡아도 1~2조원이 불어날 것”이라며, “선박용 전기설비의 포함은 선박의 건조뿐 아니라 운행 및 유지보수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선박의 경우 무허가업체가 시공해 결함이 발생되더라도 마땅한 규정이 없어 제재를 할 수 없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도급 실적 상호 인정은 현행 건설과 마찬가지로 원도급사의 실적과 하도급사의 실적을 같이 인정해 달라는 취지이다.

　현행 업법 하에서는 직접 시공이 원칙이기 때문에 원도급사가 하도급을 주더라도 하도급 부분을 뺀 나머지만 실적신고를 해야 한다. 문제는 원도급사가 조건을 달아 하도급사의 실적신고를 제한하고 모든 실적을 자신이 가져가는 데에 있다. 이로 인해 하도급사는 공사를 수행하고도 실적을 쌓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상호 인정을 할 경우 전체 실적이 다소 부풀려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긴 하나, 하도급사들의 시공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이려는 방안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기준 하도급 실적은 4조3000억원 규모이다. 업계는 하도급 실적이 상호 인정될 경우 20% 정도의 실적 증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전기공사 전체 실적은 2009년 20조원를 넘은 뒤 이후 19조원 안팎에서 머물고 있다”면서, “실적은 업체의 시공력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중소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회훈기자 ho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