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의혹에 따른 주요 발주기관의 무더기 부정당업자 제재(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에 대해 법원이 해당 업체들의 가처분 신청(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공공입찰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주부터 입찰시장은 다시 활기가 돌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 법원들은 제재 처분을 받은 업체들이 신청한 가처분에 대해 속속 인용 결정을 내리고 있다. 지난 18일 수원지방법원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터 처분을 받은 28개사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데에 이어 24일에는 대전지방법원이 수공의 제재를 받은 10개사에 대해 인용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법원의 경우 지난 22일 조달청이 제재를 가한 15개사 가운데 대우건설ㆍGS건설ㆍ코오롱글로벌ㆍ삼환기업ㆍ삼성중공업 등 5개사에 대해 인용결정을 내렸다. 아직 심리가 진행 중인 나머지 8개사에 대해선 일정기간 동안 잠정처분 결정을 내렸다. 잠정처분은 가처분 인용 결정 이전에 제재 효력을 일정기간 정지시키는 것으로, 동일한 사안에 대해 일부 건설사들이 인용결정을 받은 만큼 발주기관 심문을 거쳐 잠정처분 기간 내에 가처분 인용이 내려질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결국 이번 제재 대상 업체들은 공공공사 입찰에 참가하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게 된 것이다.

　법원의 결정에 대해 발주기관들도 안도를 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건설사 대부분이 제재 처분을 받은 만큼 발주기관들로서는 시공품질 확보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당장 29일 총 4500억원 규모의 부산~울산간 복선철도 공사(5~8공구) 입찰을 앞둔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 통과 업체 모두가 입찰 참여할 것으로 본다. 정상적으로 입찰이 이뤄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부산~울산간의 PQ 통과업체는 공구당 30~34개였는데, 이번 법원의 결정이 없었더라면 3분의 2 정도는 입찰참여가 불가능했다.

　공공공사 입찰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LH 역시 30일 하남미사 A17BL 14공구(1123억원ㆍ이하 설계가격), 대구테크노폴리스지구 A1BL 1공구(738억원), 강원원주혁신 A-1BL 4공구(552억원), 평택소사벌 B-5BL 5공구(865억원)을 비롯해 31일 의정부민락2 A1BL 6공구(374억원), 대전관저5 A-1BL 1공구(562억원) 등 이번 주에만 6개의 아파트 건설공사의 입찰을 집행한다.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밀양~울산간 고속도로 건설공사(2~9공구)를 발주한 도로공사도 지난 25일 PQ 마감 결과 공구당 21~36개의 실적사들이 정상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무더기 제재를 받을 때만 하더라도 건설산업의 존폐 위기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했지만, 다행스럽게 법원의 인용 결정이 나옴에 따라 공공입찰시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수주전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회훈기자 ho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