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부족 우려 업계 참여의지도 낮아

　침체된 민자시장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임대주택 BTL(임대형민자)이 시범사업에 나서기도 전에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대 수익성이 낮아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 속에, 행복주택이라는 새로운 임대주택 정책이 등장하면서 추진 탄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해부터 임대주택 BTL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향후 사업이 확대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전(월)세난 해소 및 안정적인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민간자본 활용방안을 결정, 경기 화성시 남양뉴타운에 BTL방식으로 임대주택 320가구를 시범 공급하기로 했다.

　국회도 지난해말 예산 심의 과저에서 이 사업을 위한 한도액 236억원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올 4월 시설사업 기본계획(RFP) 작성 등 관련 용역에 착수했고, 현재 최종 보고서 등 결과물 도출을 앞두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RFP작성을 위한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연내 고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고시가 이뤄지면 사전 적격심사 및 사업계획서 접수, 평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을 거쳐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착공도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사업에 자금을 투자하고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갈 건설업계와 금융권 등 민간사업자들은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별다른 기대감을 품고 있지는 않다.

　RFP가 공개돼야 확실해지겠지만, 임대주택의 특성상 적정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고, 향후 사업이 지속 확대될 가능성도 매우 적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판단하긴 이른 감이 있지만, 생활형 민원이 수없이 존재하는 주택을 30년간 민간이 운영해야 하는 리스크는 상당하다”며 “이를 한도액 내에서 모두 반영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적정 수익성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이런 가운데 새정부가 전혀 다른 방식의 임대주택인 행복주택 20만호 공급을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에 BTL방식의 임대주택사업이 앞으로 확대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지난 수년간 논의만 무성하다 어렵사리 시범사업 추진단계까지 진전됐지만, 새정부가 막대한 규모의 행복주택 공급방안을 내놓으면서, BTL방식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국토부 역시 현재로서는 임대주택 BTL사업의 확대 추진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측은 일단 행복주택과 BTL사업은 별개로 봐야 한다면서도, 내년이후 추가 사업대상이나 추진계획 등은 마련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시범사업 이후 국토부가 계속 고시사업으로 추진할지, 국민임대주택 최대 공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바통을 이어 받을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봉승권기자 skb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