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시험원이 클라이언트 분야의 IEC-61850 인증기관으로 인정받았다. 그동안 인증을 위해 해외기관에 의존했던 기업들이 앞으로는 국내에서 관련 인증을 모두 받을 수 있게 됐다. 24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하 KTL)에 따르면 지난 13일 UCAIg로부터 IEC-61850의 클라이언트 분야 인증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전기연구원이 올해 초 서버 분야의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어 앞으로 국내에서 IEC-61850 인증을 모두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IEC-61850 인증을 받기 위해 네덜란드의 국제공인기관인 KEMA를 통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 KTL과 전기연구원이 인증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국내 기업의 인증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KTL은 인증을 위한 시험설비 구축에 6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했다. 아울러 지난해 8월 한전 전력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인증툴인 ‘KEPCO ANALIZY 1.0’의 기술이전도 받은 바 있다. 국내기관이 국내에서 개발된 인증툴을 사용해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EC-61850은 변전 자동화 분야에서 사용되는 국제 통신 표준 프로토콜이다. 단순히 암호화된 정보를 나열하는 데서 벗어나 사용자가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표기해주는 게 IEC-61850의 특징이다. 상호운용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IEC-61850의 강점이다. 변전소의 경우 2000년대 이전까지 는 UCA 2.0, DMP 등 표준이 난립했다. 때문에 서로 다른 인증을 받은 제품 간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것을 하나의 표준으로 통합한 게 IEC-61850이다. 여러 개 표준을 하나의 프로토콜로 구성했기 때문에 상호운용성이 강화됐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이유에서 최근 스마트그리드 업계는 통신 프로토콜 표준으로 IEC-61850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충전기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게 KTL 측의 설명이다. KTL도 이번 IEC-61850 인증기관 자격을 획득함으로써 스마트그리드 확산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스마트그리드 업계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호운용성 문제를 IEC-61850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KTL 측은 내다봤다. KTL은 또 지난해 티유브이슈드와 손잡고 IEC-61850 서버 분야 인증기관 지정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클라이언트 분야 인증기관 인정을 통해 기술적인 부분은 입증했기 때문에 연내에 기관지정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종걸 KTL 전기전자본부 디지털융합기술센터장은 “지난해 8월 한전 전력연구원과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IEC-61850 인증을 준비했는데, 1년여 노력 끝에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인증비용과 시간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