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치가 너무 높았나?…해외건설 활황에도 수주 목표치 미달

　지난해보다 높은 수주 실적에도 연간 목표 달성 불투명

　올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가운데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내세운 해외건설 수주액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해외건설협회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액이 전년 동기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해외건설시장에서 100억달러 이상의 신규 수주를 올린 삼성물산은 지난해 3분기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주액을 올렸고, 대우건설과 대림산업도 97%와 34% 정도 해외 수주액이 늘었다. 작년 3분기까지 59억달러를 수주했던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56억달러를 수주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올해 해외 건설현장에서 큰 손해를 입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3분기 수주액인 52억달러의 40% 수준인 22억달러 수주에 그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해외건설 실적이 지난해보다 증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초 주요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계획한 목표 수주액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대림산엄, 삼성물산,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의 3분기 실적은 33조원 가량이다. 이는 이들 업체들이 연초에 발표한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인 58조원의 57% 정도다.

　삼성물산이 유일하게 3분기에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인 11조6000억원이 넘는 12조원을 달성했지만 대부분 건설사들은 아직 목표치의 절반도 수주를 하지 못했다.

　증권업계는 현대건설이 3분기까지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의 절반 정도인 6조원 정도를 수주한 것으로 보고 있고, GS건설도 목표치 대비 67% 정도의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당초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의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반기에 해외건설 수주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올해 주요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해외건설 목표액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건협 관계자는 “국내 건설시장이 어렵다보니 대부분 건설사들이 해외 부문 수주 목표치를 높게 잡았다”면서 “올해 전체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는 700억달러지만 업체들의 목표액을 합치면 1000억달러로 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같은 프로젝트를 여러 회사가 수주 목표 대상으로 설정하는 것도 목표치가 높아지는 이유”라면서 “개별 회사가 목표한 수주액을 달성하지 못하는 회사가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건설사들이 국내 수주도 올 초 계획의 절반 수준인 상황에서 해외 수주도 계획이 한참 미치지 못하면 올해 건설사들의 전체 목표 달성에서 빨간 불이 켜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6개 건설사의 3분기 국내 수주액은 15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이 줄었고, 연간 목표 대비로는 52% 수준에 불과하다.

권해석기자 hae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