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 전면철거 정비사업, 대안 찾는다

정부, 지속가능한 저층주거지 재생 지원체계 구축 나서

　국토교통부와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전면철거 방식의 획일적 정비사업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저층주거지 재생 방안을 찾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최근 ‘지속가능한 저층주거지 재생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방안 연구’ 작업에 착수하고 국내외 사례분석 및 정책방향 도출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저층주거지’란 오랜 세월 동안 도시 서민들의 주거 터전으로 자리 잡아온 곳으로 단독주택, 다가구 및 다세대 주택, 연립주택이 밀집된 주거지를 가리킨다. 이들 지역은 건폐율이 높은데다 상하수도관, 전기통신, 주차장, 공원녹지 등 기반시설과 물리적 환경이 열악하고 저소득층 등 사회 취약계층이 집중된 탓에 도시정비사업의 1차적 대상이 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저층주거지의 대부분은 전면철거 방식의 재정비사업을 통해 획일적인 아파트단지로 변모하고 있고 거주민 상당수가 외부지역으로 퇴출되는 등 문제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면철거 방식의 정비사업으로 단독주택과 연립주택 등 저층주거지가 감소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주거유형이 아파트로 획일화되고 도시경관이 훼손되며 소형 및 저가주택이 멸실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주거비 부담 증가,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주요 거주계층인 서민들의 주거불안과 사회문제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저층거주지의 가치를 향상시키면서 서민 주거를 안정시킬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 개선과 함께 사회적ㆍ문화적 재생이 결합된 지속가능한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일회성ㆍ물리적 환경정비 위주의 현행 정비사업으로는 지속가능한 저층주거지 재생에 한계가 있다”며 “전면철거 방식 재정비사업의 대안으로 소규모 정비프로그램 및 사회경제적 재생이 통합된 근린재생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단기적 재정 투입과 산발적 사업추진으로 재생 효과가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성과 중심의 일회성 사업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공지원 체계가 필요하고 분산된 사업을 장소 중심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국토부는 먼저 국내외 저층주거지의 재생 사례를 조사ㆍ분석해 성공요인과 한계점을 도출한 뒤 물리적 재생과 사회ㆍ경제적 재생을 포괄할 수 있는 연계방안을 찾기로 했다. 아울러 지속적 사업추진을 위한 재원 확보 방안과 지역잠재력 강화를 위한 인력 및 조직 육성 지원방안, 저층주거지와 연계 가능한 사업 등을 모색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이뤄진 국내외 성공사례를 통해 소규모 저층주거지 활성화 방안과 함께 효율적인 자금조달 및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오는 12월부터 시행되는 도시재생법과 연계해 도시재생지원센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정운기자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