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개발제품 발전소 납품 적극 검토 지시
간부들,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라 글쎄” 반대 입장

최평락 중부발전 사장은 지난 1일 한국발전교육원에서 열린 ‘발전기술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 사항 중 하나는 직접 개발한 제품을 발전소에 납품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장인 제가 직접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최 사장은 “최근 회사 간부들과 가장 많이 얘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중소기업과의 실질적인 상생협력”이라며 “중소기업들이 개발한 기술들을 발전소에서 써보도록 제안하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라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발전소가 워낙 안전을 중시하다보니 가격이 비싸도 검증된 외국 제품을 선호하는 게 우리 발전소들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날 청중들에게 “이렇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사장이 이길 것 같으냐, 아니면 간부들이 이길 것 같냐”고 질문을 던지며 “결국은 사장이 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 사장은 “사장님이야 3년 임기를 마치고 떠나시지만 우리 직원들은 수십 년 일하는 직장인데 혹시 사고라도 나면 사장님이 책임질거냐”면서 “혹시 사장님과 그 회사가 무슨 관계라도 있는 건 아니냐는 말로 본인을 당황스럽게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 사장은 “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조금 바뀌어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진입장벽을 조금씩 허물어가고 있다”며 “직원들도 사장의 진심어린 마음을 이해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원전 비리사건에서처럼 중소기업들이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가지고 각종 로비를 통해 판로개척에 나서서는 절대 안된다”며 “기술력이 담보된 상태에서 발전사 문을 두드린다면 중부발전은 문을 활짝 열고, 좋은 제품에 대해서는 다른 발전사에도 소개해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형석 기자 (azar76@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