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투자 특단책 없이는 경기 견인 어렵다

　정부, 2014년도 SOC예산안 2일 제출

　/민자 대상사업 확대·투자여건 개선책 시급

　민간투자 분야의 특단책이 없이는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실물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경기침체를 고려해 내년도 SOC예산 감축폭을 최소화했지만 올해보다 1조7000억원 가량이 부족하고 SOC투자의 다른 축인 공기업의 바닥난 투자여력까지 감안할 때 민간투자 외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나라살림 가계부인 ‘2014년도 예산안’을 2일 국회에 제출한다고 1일 밝혔다.

　예산안은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본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확정되지만 기초연금법 등을 둘러싼 여야간 힘겨루기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구 의원들간 SOC예산 각축전까지 고려하면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의 내년 SOC예산안은 정확히 23조2621억원이다. 올해 본 예산(24조3024억원)과 당초 정부 예산안(23조9314억원)과 비교하면 4.3%와 2.8%씩 줄었지만 추경까지 감안(25조원)하면 차이는 1조7640억원으로 불어난다.

　당초 큰 폭의 구조조정이 예상됐지만 국내 경기 회복세가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경기부양 효과가 큰 SOC예산 감축폭을 최소화했고 SOC 이외의 문화시설 등의 투자와 민자 활성화 등을 통해 실질적인 건설 투자규모는 내년에도 올해(60조3000억원)와 비슷한 60조5000억원 수준으로 적정하게 유지하겠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공약가계부에 따른 대대적인 SOC예산 감축을 우려했던 탓에 업계 일각에서는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안도감도 있지만 사정을 뜯어보면 안심할 처지가 아니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조삼모사(朝三暮四)’식 예산배정이라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SOC 예산이 ‘완공 위주의 계속사업’ 중심으로 편성된 데다 2015~2017년 사이에 급감하는 구조로 짜여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2013~2017년)상 SOC 지출규모를 보면 2015년 22조원, 2016년 20조5000억원, 2017년 19조2000억원으로 매년 가파르게 줄어든다. 박근혜 정부의 첫 해와 마지막해간의 SOC 예산차이는 5조1000억원까지 벌어진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예산당국 입장에서는 2~3년 뒤에 어차피 집행할 예산을 당겨 쓰면 나중에 투입할 SOC예산이 줄어들기 때문에 계속사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건설단체의 관계자는 “25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올해도 건설업체의 수주액이 무려 13개월 연속이나 두자릿수로 감소한 상황인데, 여기서 1조7000여억원이 더 깎이고 그마저 계속사업 중심으로 편성된다면 지역경제 및 지방 중소기업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국회 심의과정에서 SOC예산을 증액토록 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국진기자 김태형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