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추진될 예정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대규모 감축계획이 유예기간을 얻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6일 ‘2014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내년도 SOC 예산을 23조3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정부는 지난 5월 발표한 공약가계부에서 SOC 분야의 예산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총 11조6000억원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내년도 목표치는 2012~2016년 국가재정계획 대비 1조7000억원이었다. 올해와 비교할 때는 3조원 가까이 줄이는 게 정부의 초기 계획이다. 공약가계부에서 세운 계획대로라면 내년도 SOC 예산은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 SOC 예산인 23조원에서 1조7000원을 뺀 21조3000억원이 돼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23조3000억원을 최종 예산으로 정했다. 올해 예산인 24조3000억원보다 1조원 줄었지만 처음 계획보다 2조원이 추가된 셈이다. 다만 기재부는 이번에 확정한 SOC 예산 대부분을 신규사업보다는 계속사업 위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조2600억원 예산이 배정됐던 경부·호남 고속철도 건설사업 예산은 1조4764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내년으로 예정된 완공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원주~강릉 간 복선전철 건설사업과 인천지하철 2호선 예산도 9802억원으로 확충한다. 올해 예산은 5852억원 수준이었다. 이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등 국책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는 그동안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SOC 확충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판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투자규모를 늘리기 보다는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지역공약을 지원하기 위한 SOC 예산은 3조원에서 3000만원 늘어난 3조3000억원으로 정해졌다. 지역공약 지원 예산도 계속사업에 투입된다. 지역의 특성화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해마다 차질없이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신규사업의 경우 동서고속화철도·광주~완도 고속도로 등 지역별 핵심숙원사업 위주로 1~2개를 우선 지원키로 했다. 특히 주민 안전 확보와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사업에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방문규 기재부 예산실장은 “공약가계부에서 세운 2012~2016년 간 SOC 예산 대비 1조7000억원을 줄인다는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경우 올해 예산과 비교했을 때 3조 가까운 금액을 줄여야했다”며 “처음 발표됐던 공약가계부와 비교할 때 내년도 SOC 예산은 1조원 정도만 감축되는 데 그쳤기 때문에 2조원이 추가 투자됐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이번에 발표한 ‘2014년 예산안’과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내달 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