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2013년을 보내고 있는 전선업계가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반기까지 실적 악화에 시달렸던 주요 전선기업들은 3분기 이후 더욱 심화된 물량 감소와 가격 경쟁, 선물 거래 손실 등으로 인해 국내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2010년대 들어 최저 수준의 실적 악화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내수 불황을 커버하던 해외시장도 올 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무역협회가 집계한 전선 수출 현황을 보면, 지난 7월까지 전선 수출은 20억8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1260만 달러) 감소했다. 월별로 봐도 올해 1월에만 전년대비 19.8% 대폭 증가했을 뿐, 2월 -5.3%, 4월 -6.4%, 6월 -7.4%, 7월 -5.6%를 기록하는 등 수출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선업계 한 전문가는 “중동과 아시아에서 플랜트 물량이 감소하고 가격 경쟁도 심화되면서 전선대기업은 물론이고 OEM을 받는 중소기업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연말로 갈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전방 산업인 건설과 조선 등도 서서히 바닥을 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2년 정도 후행하는 전선업종에는 회복 신호가 없다”면서 “대부분 기업들이 근래 최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와 비교해 전선기업들의 실적은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다. LS전선(-10.3%)과 대한전선(3.5%), 가온전선(-25%), 일진전기(-17.6), JS전선(-7.3%), 대원전선(11.7%) 등 주요 전선기업 중 상반기에 매출액이 늘어난 곳은 대한전선과 대원전선 등 두 곳뿐이다. 영업이익은 더 심각하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대한전선을 제외하면 모두 전년대비 감소폭이 40%가 넘었으며, 일진전기는 적자전환했다. 순이익이 증가한 곳도 대원전선뿐이고 LS전선과 일진전기는 적자전환, 대한전선은 적자지속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수주 물량이 전체적으로 보면 약 15% 정도 감소했고, 내수도 대형 프로젝트 부재 등 별다른 반전 포인트가 없다”면서 “내수 의존도를 줄이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