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시스템으로 철저히 걸러내…10월 제도개선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최저가 입찰에서 세부 비목단가에 대해 음(-)의 값을 적어내는 ‘음(-)의 투찰’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16일 LH에 따르면 최근 집행한 시흥장현지구 조성공사에 대한 1단계 입찰금액 적정성심사 과정에서 또다시 음의 투찰 사례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상반기 아파트 건설공사 등 건축공사에서 여러업체의 사례가 나타나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음의 투찰이 토목공사 입찰에까지도 등장한 것이다.

　특히 해당 업체의 투찰률만 놓고보면, 1단계 심사를 1순위로 통과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자칫 낙찰자가 뒤바뀌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LH는 그러나 음(-)의 투찰은 세부 비목단가라 하더라도 시공사가 발주자에게 공사비를 내고 공사를 하겠다는 편법적인 투찰이라며,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앞서 논란 이후 발주하는 모든 최저가 공사에 대해서는 입찰공고문상에 ‘음(-)의 투찰을 할 경우 모든 공종에 대해 부적정 처리를 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때문에 LH는 이번 사례를 포함, 여전히 나타나고 있는 음(-)의 투찰 사례에 대해 매우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공고문을 통해 명시하고, 전산처리 시스템을 통해 걸러내고 있음에도 음(-)의 투찰에 나서는 업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LH관계자는 “아무리 금액이 작은 항목이라 하더라도 마이너스값은 시스템를 통해 확인된다”며 “공고문에도 분명 명시한 만큼, 단순 실수라고 보기도 어려워 여전히 음(-)의 금액을 써내는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발주자가 체크하지 못할 수 있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고 있지만 1단계 통과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앞으로도 제도개선과 병행, 더욱 철저한 검증을 통해 걸러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LH는 음(-)의 투찰 제한을 포함해, 빠르면 내달초 최저가 입찰금액 적정성심사 세부기준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단 최근 입찰 건에 대한 음(-)의 투찰은 단순 실수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큰 논란이 일면서 모든 공고문에 제한 조항이 들어갔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음(-)의 투찰에 나섰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토목공사와 관련해서는 별 논란이 없었던 만큼, 낙찰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무리수를 둔 업체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시공과정에서만 보면, 세부 비목단가의 음(-)의 투찰은 공사 전체 수익성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때문에 수주확률을 높이고자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건축에 이어 토목공사까지 음(-)의 투찰이 문제가 됐고 제도개선까지 예정돼 있어, 더이상의 음(-)의 투찰 사례는 나올 수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봉승권기자 skb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