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결정된 토사유출 하천오염 처벌사 구제받으려면

　환경부, 재심 청구해 무죄판결 받아야 신인도 감점 취소

　최근 헌법재판소가 토사유출로 하천을 오염시킨 건설사에 대한 양벌규정 적용을 위헌으로 판정함에 따라 이미 처벌받은 건설사의 구제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죄판결을 받은 건설사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구제받는 것은 아니다. 처벌 건설사별로 법원에 재심을 신청해 무죄판결을 받은 후 납부한 벌금반환과 신인도 감점대상 제외를 요청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입장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헌법재판소의 ‘수질 및 수생태계보전법’상 양벌제 적용 위헌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이런 안내공문을 16개 건협 전국시도회에 발송했다고 9일 밝혔다.

　헌재 결정의 핵심은 수질수생태계보전법률상 ‘법인의 대리인, 사용인,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해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법인에 대해서도 해당조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양벌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벌칙을 부과하는 금지행위인 ‘공공수역에 다량의 토사를 유출하거나 버려 상수원 또는 하천·호소를 현저히 오염되게 하는 행위’조항에 대해서도 ‘다량’, ‘현저히’ 등의 단어가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해당조항에 근거해 부과한 벌금과 환경부의 신인도 감점은 법적 효력을 잃는다.

　다만 처벌을 받은 건설사의 재심 신청이 선행돼야 한다. 원래의 판결을 내린 법원에 재심청구서를 접수한 후 무죄판결을 받으면 해당법원에 벌금 반환을, 환경부(대기관리과)에 환경부문 신인도 감점대상 제외를 각각 요청해야 한다.

　건협 관계자는 “이번 위헌 결정에 따라 환경부 차원의 해당조항 개정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국회 의결을 거쳐 법을 바꿔야 하는 작업이라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이미 처벌을 받은 건설사로선 원심 판결을 내린 법원에 재심신청을 하지 않으면 이미 낸 벌금과 신인도 감점을 되돌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을 이끌어낸 일등공신은 춘천에 본사를 둔 중견업체인 삼흥(대표 서현길)이다.

　이 관계자는 “헌재 결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서현길 삼흥 대표와 같은 적극적 권리구제 노력이야말로 건설 환경을 합리화하는 원동력이다. 유사한 법률규정에 대한 건설업계의 보다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국진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