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에너지 인수전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누가 인수할 것인가와 함께 앞으로 전력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달 초 공개된 STX에너지 매각 1차 숏리스트에 포스코에너지, 삼탄, GS에너지, SK E&S, LG상사 등 5군데가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STX에너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STX에너지가 진행 중인 사업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기저석탄화력발전소인 북평화력발전소는 지난해 12월 공사를 시작한 상태여서 준공될 경우 앞으로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게 큰 장점이다. ◆STX에너지는 어떤 회사인가= STX에너지는 반월열병합발전소와 구미열병합발전소 등 집단에너지사업과 해외자원개발사업 등을 주요 사업영역으로 하고 있다. 계열사로 발전사업을 담당하는 STX전력과 태양광사업을 하는 STX솔라, 풍력사업을 하는 STX영양풍력발전 등이 있다. STX에너지의 최대주주는 원래 STX그룹이었지만, 경영악화로 지난 7월 일본의 금융기업인 오릭스가 지분의 96.3%를 사들이면서 경영권이 오릭스로 넘어갔다. 오릭스가 STX에너지를 사들이는 데 들인 비용은 약 6300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오릭스가 경영권과 함께 지분 70% 가량을 재매각에 나서면서 5개 회사가 최종 인수자 후보로 선정됐다. ◆STX에너지 과연 1조원 가치 있나=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종 인수가격이 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오릭스가 STX에너지를 인수하는데 든 비용 6300억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STX전력의 북평화력발전소가 인수금액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북평화력발전소는 총 119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로,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돼 민간석탄화력 중에서 가장 먼저 공사가 시작됐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주민동의와 환경영향평가 등에 걸려 다른 민간발전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손쉽게 발전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은 가스발전과 달리 계획예방정비 기간을 제외하면 거의 100% 발전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 민간석탄화력발전에도 정산조정계수가 적용되고, 베스팅계약까지 도입될 경우 당기순이익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어 인수금액 1조원은 다소 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발전소를 건설 중이어서 무엇보다 정확한 실사가 중요하다”며 “투자비를 기준으로 투자보수율도 정하게 되는데 건설투자비가 적게는 1조5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2000억원이상 들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이 사업의 관건은 투자비를 얼마나 줄일 수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관심 촉각...추후 전력수급계획에도 영향 줄 듯= 현재 STX에너지 외에도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민간발전사업자 중 동양파워와 대우포천 등이 매각설에 휩싸여 있다. 발전 사업은 초기에 투자비가 많이 들고, 20~30년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재정적인 뒷받침 없이는 사업을 수행하기 어렵다. 동양그룹의 경우 최근 자금난이 심각해 한화그룹 등과 매각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사업자 변경 등으로 발전소 건설이 지연될 경우 향후 전력수급에도 비상이 걸릴 수 있어 전력당국도 일련의 사태에 대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STX에너지처럼 거대 외국 자본이 국내 기업을 헐값에 인수해 비싼 값에 재매각할 경우 론스타 사건처럼 국민적인 비판과 함께 정부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STX에너지 매각사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권리를 양도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최대 주주만 변경하는 것이어서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각별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5개 회사 중 포스코에너지와 GS에너지, SK E&S는 LNG발전사업을 수행 중이지만, 나머지 회사는 전혀 발전사업 경험이 없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발전사업 경험이 있는 회사가 인수하기를 내심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