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공사 분리발주' 도입을 놓고 종합건설업계와 전문건설업계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종합건설업계와 민주노총에서는 '분리발주' 도입보다는 '하도급 불공정 거래 문화 개선', '건설근로자 보호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반면, 전문건설업계는 '적정공사비 확보', '단가 후려치기 근절' 등을 이유로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김현미·이미경 의원 주최로 지난 1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공공 건설공사 분할·분리발주 제도화를 위한 국가계약법 개정 토론회'에서 종합건설업계와 전문건설업계가 각 업계간 논리로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공공공사 분리제도'는 원사급자의 부당한 '단가 후려치기', '대금 지연지급', '부당 특약' 등 고질적인 불법·불공정행위를 개선하고자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공약의 하나다.

특히 하도급 업체가 공사를 직접 수주하게 되면 '갑'인 원도급 업체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만큼 건설산업의 '갑을(甲乙)' 관계에 따른 불공정 관행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선 '공공공사 분리발주' 도입에 대해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날 토론회에 나선 민주노총 오희택 건설산업연맹 사무처장은 "분리발주 도입시 전문건설업의 페이퍼 컴퍼니를 양산시키고 건설근로자의 임금체불 문제를 가중시킨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경실련 권오현 국책사업감시팀장도 "임금체불, 적정임금 등의 대책에 대한 논의가 우선 필요하다"면서 "분리발주 도입을 제안한다면 건설노동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윤석호 계약제도과장은 "공공공사 분리발주 도입은 건설업계의 75%가 반대, 25%가 찬성하고 있다"면서 "불공정 하도급 문제를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근본 대책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책위원회도 '분리발주' 도입 여부를 검토했지만, 건설산업의 생산 체계를 뒤흔들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과 건설근로자 보호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린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건설산업 불공정 거래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내놓은 '공공공사 분리발주' 도입 여부가 어떤 방향으로 결론을 내릴지 건설업계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