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토종’ 해상풍력기술을 적용한 발전단지가 첫삽을 뜬다. 해외 해상풍력 발전사업 수주를 위한 국내 발전기 제조사 및 건설사의 실적(Track Record) 확보가 본격화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포스코에너지 등이 대주주로 참여한 특수목적회사(SPC)인 탐라해상풍력㈜은 제주시 한경면 일대에 발전용량 30㎿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내년 초 착공한다. 발전단지에는 3㎿급 풍력 발전기 10기가 들어선다. 발전기 1기 높이는 100m, 무게는 200t에 이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발전단지가 토종 해상풍력기술을 실제 적용한 첫번째 사례라는 점이다.

　먼저 두중이 개발한 3MW급 육ㆍ해상풍력 발전기인 ‘WinDS3000TM’을 설치한다. 두중은 지난 2006년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를 통해 개발에 착수했으며, 국제 인증까지 취득했다.

　여기에는 해상풍력기초시스템연구단이 개발한 기초구조물도 적용한다. 연구단은 국토교통부가 2010년 해상풍력 기초구조물 부문에서 해외시장 선점을 위해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을 통해 결성했다. 현대ㆍ동부ㆍ포스코건설 등 건설사, 엔지니어링사, 대학교, 연구단체 등 2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3MW급 발전기 1기를 지탱하는 데 연구단이 개발한 ‘모노파일’ 기초구조물을 적용한다. 모노파일(Mono-Pile)이란 토사층이 얇고 암반이 일찍 노출되는 수심 30m 정도의 해양 지역을 타깃으로, 암반의 굴착 속도를 3배 이상 높인 직경 5m의 기초구조물을 뜻한다.

　연구단을 책임지고 있는 조삼덕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연구단의 제1 세부과제로 모노파일 시스템 개발에 주력해 왔다. 연말까지 탐라해상풍력 발전단지를 테스트베드(Test-bed)로 삼기 위한 설계를 완료하고 내년 초 착공한다. 향후 국내 업체들의 해상풍력사업 실적 확보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연구단은 모노파일 기초구조물을 시공하기 위한 건설사를 연내 선정한다.

　모노파일을 적용한 1기를 제외한 9기 발전기에는 버킷파일(Bucket-Pile)을 적용한다. 버킷파일은 영국, 독일 등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유럽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기초구조물로 알려져 있다.

　정석한기자 job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