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사 체감경기 1년 만에 중소업체 수준 추락

　건산연, 8월 중견사 CBSI 중소사와 같은 48.1

　/대형사 CBSI는 8개월만에 90선 회복

　중견건설사들의 체감경기지수가 1년 만에 중소업체 수준으로 추락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1일 발표한 ‘8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보다 1.9포인트 오른 64.0이다.

　지난 5월(전월 62.8→66.1) 이후 3개월 만에 증가세를 되찾았지만 그 동안의 하락에 따른 반등효과 때문이며 양극화도 심각하다는 게 건산연의 설명이다.

　특히 중견사들의 위기감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체규모별 8월 CBSI 실적치를 보면 대기업이 92.9로 작년 12월(92.9) 이후 8개월만에 90선을 회복한 반면 중견사는 48.1로 떨어졌다. 이는 중소건설사의 8월 CBSI 실적치(48.1)와 동일하다.

　중견사의 체감경기지수가 중소건설사 이하로 낮아진 것은 중견사들의 잇따른 법정관리 신청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작년 8월(중견사 46.2, 중소사 49.1) 이후 1년 만이다.

　중견사 CBSI는 새 정부가 출범한 3월 66.7이었다. 추가경정예산과 4·1부동산대책 등의 경기부양책이 잇따른 4월과 5월에도 66.7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6월(64.3)에 하락한 후 7월(50.0)과 8월(48.1)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정부가 쏟아낸 경기부양책의 체감효과가 크지 않고 특히 중견사들이 실감할 만한 대책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건산연은 분석했다.

　중견사들의 부문별 지수도 나쁘긴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공사물량 체감지수(44.4)는 중소건설사(44.2)와 차이가 없었고 토목공사물량 지수(44.0)와 비주택물량 지수(42.3)는 중소사(47.2, 46.2)보다 오히려 낮았다. 공사대금 수금(74.1)과 자금조달(66.7) 쪽 지수도 100을 웃도는 대형사에 비해 저조했다.

　중견사들은 이달 전망도 어둡게 보고 있다. 중견사들의 9월 CBSI 전망치(61.5)는 전체 건설업체 전망치(69.4)보다 7.9포인트나 낮았다.

　이홍일 연구위원은 “9월에는 계절적 요인 덕분에 CBSI가 대체로 오르며 올해도 그럴 것으로 보이지만 오름폭은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부동산대책 관련 법안들의 입법화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국진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