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6조원 사모펀드 조성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건설·플랜트(발전소) 사업을 고부가가치형으로 키우기 위해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들이 나서서 수조원대의 사모펀드(PEF)를 만든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는 지난 28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해외건설·플랜트 수주 선진화 방안'을 확정했다.

현 부총리는 "단순도급형 사업에 편중돼 있는 우리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를 최근 세계적 추세인 시공자 금융주선형,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선진화 방안은 해외 수주의 86%를 차지하는 단순도급 사업을 비롯해 고부가가치 수주를 위한 투자개발형 사업(Equity financing), 시공자 금융주선 사업(Debt financing) 등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금융의 적극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는데 초첨을 맞췄다.

정부는 우선 투자개발형 사업을 키우기 위해 2017년까지 PEF로 75억달러, 정책금융기관 주도의 펀드로 11억달러(정책금융공사 6억달러·산업은행 5억달러) 등 총 86억달러를 조성한다. 총사업비에서 펀드로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10% 정도이기 때문에 86억달러의 펀드는 860억달러 상당(약 96조원)의 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

사업비 일부를 시공자가 직접 조달하는 시공자 금융주선사업을 위해선 민간금융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이 자금의 조기 유동화나 환율 변동 위험 관리, 보증·보험 강화 등도 제시된다.

오는 2017년까지 수출입은행에 1조8000억원, 무역보험공사 약 5000억원을 추가 출자해 양질의 대출재원도 확충한다.

단순도급 사업 지원을 위해선 수출입은행의 이행성보증 규모를 지난해 7조3000억원에서 2017년 15조원으로, 무역보험공사의 보증보험은 4조1000억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24조원의 추가 보증 지원이 가능하다.

수은과 무역보험공사는 보증수수료도 각각 인하해 2017년까지 기업들이 총 350억원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윤태용 기재부 대외경제국장은 "투자 개발형은 지분투자 확보가 관건인데 그동안은 경험부족, 중장기투자 위험 등으로 민간투자가 거의 없었다"며 "고부가가치 달성을 위해선 지난해 전체 수주액 대비 2%에 불과한 투자 개발형 수주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