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금융위기 해외건설 악재될까

　단기적 영향은 미미…외투 기준 완화에 관심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가의 금융 불안이 고조되면서 해외건설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건설업계가 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어 자칫 수주 동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들 국가에 주로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번 위기로 외국인투자 기준이 완화되면 오히려 호재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 지역 건설 수주액은 13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6% 증가했다. 163억달러를 수주하고 있는 중동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그간 163억달러와 125억달러 규모의 건설공사를 수주했고, 인도의 경우 올해도 12억달러를 수주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와 베트남에 이어 3번째로 큰 시장이다.

　이들 국가의 인프라 시설이 열악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건설시장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인 <BMI> 등에 따르면 2010년 1280억달러였던 인도건설시장은 2014년께는 2098억달러로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인도네시아도 내년에는 처음으로 건설시장이 1000억달러(1104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연평균 1~2억달러 수준의 수주에 그쳤지만 2011년 22억달러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17억달러를 수주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국가에서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면서 통화가치와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금융위기 우려가 나오면서 국내 건설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국가에서 수행하는 도급형 사업이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자사업 등 개발형 사업에 주로 진출했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이들 국가들이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트라에 따르면 실제 인도네시아는 이번 경제 위기 대응전력으로 산업과 교통, 통신 등 6개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제한 제도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나 인도네시아는 개발형 투자사업 중심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진출하고 있어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1997년처럼 위기가 다른 동남아 국가로까지 번진다면 건설 수주활동도 위축될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