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약속한 지역공약 가운데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신규사업이 기약없이 미뤄질 전망이다.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거나, 내년에 예타를 추진하는 상당수 사업은 사업기간과 내년 예산 요구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이 “경제성만으로 지역공약 사업을 결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내용에 흠집이 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지역공약실천특위(위원장 정병국 의원)는 27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11개 부처로부터 지역공약 사업의 우선순위와 예산 확보 방안 등을 보고받았다.

　그러나 정부는 대선 공약에 포함됐거나 추가 반영된 상당수 신규사업은 예타 결과에 따라 후속절차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제시, 내년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은 예타 조사 이후에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계획만 제시됐을 뿐 긍정 또는 부정에 대한 의견조차 담지 못했다.

　동서5축(보령~울진) 고속도로 건설 사업 역시 사업 기간은 물론 2014년도 예산요구안조차 ‘미정’으로 명기한데다 2014년에 예타 통과 시 타당성을 조사해 2017년에나 착공할 수 있다는 청사진만 제시했다.

　수도권 교통대책으로 제시된 월곶~광명~판교 간, 여주~원주 간, 인덕원~수원 간 복선전철 건설 공약 등도 기본계획과 설계 등을 통해 2018년 이후에나 착공하기로 계획, 사실상 박근혜 정부에서 착공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해졌다.

　특위 관계자는 “하루 전(26일) 열린 실무회의에서도 당 수석전문위원에 대한 특위 위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면서 “회의 준비조차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사실상 어떤 결과가 나오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공약 이행에 앞서 안된다는 견해를 제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런 로드맵은 결국 예타결과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조만간 공약 실천 계획안을 마련해 특위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형용기자 je8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