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설로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인 가운데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금융위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가의 수주잔고가 많지 않은 데다 시공, 대금 지급, 환율 등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리스크도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잔고 중 금융위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비중은 5% 안팎에 불과하다.

　전체 수주잔고에 비해 이들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국내 건설사들은 신흥국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 있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도 금융위기에 따른 직접적인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지 하도급업체 등과의 계약이 확정공사비 방식인 데다 준공일 보증, 지체상금 등의 기준이 명확해 시공 관련 리스크는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

　또한 대부분 단순도급이나 차관형 계약인 만큼 운영 리스크도 제한적이고 대금 지급과 환율 리스크 등도 발주처 보증이나 보험 등을 통해 미리 대비하고 있어 국내 건설사가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적다.

　실제 올해 2500억원 규모의 인도 델리 지하철공사를 수주한 삼성물산은 아직까지 파이낸싱과 발주처 모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에서 3900억원 규모의 반유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미국 엑손모빌과의 공동 프로젝트로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낮고 인도네시아 지열발전(7500억원)을 진행 중인 현대건설도 발주처가 일본 동경전력으로 신흥국 금융위기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의 인도와 인도네시아 진출 상황을 보면 2008년 이후 매년 총 수주금액의 5%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며 “전체 물량 대비 미비한 수준으로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에 있어서는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

　아시아시장은 중동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중동시장 수주 비중이 지난 2010년 66%에서 올 8월 41%로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아시아시장의 비중은 25%에서 37%로 크게 확대됐다.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위기로 발주계획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신규수주 감소도 불가피하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하반기 기대됐던 신규수주의 지연 또는 취소가 늘어날 수 있다”며 “상반기까지 수주목표를 채우지 못한 건설사들의 매출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경남기자 k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