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법 규정 불구 의결권은 제한적

　시공능력평가액 100위권의 법정관리 건설사 20곳에 대한 건설공제조합의 대지급금이 1196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산법령상 규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의 의결권이 일부 제한받는 탓에 그 손실은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몫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보완할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8일 발표한 ‘회생절차 시 공사계약 관련 보증 취급방법 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2009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법정관리를 인가받은 100위권 내 20개 건설사에 투입된 건공의 대지급금은 1196억1715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법정관리 건설사에 대한 계약보증(4건, 128억여원), 공사이행보증(226건, 477억여원), 선급금보증(20건, 113억여원), 하도급대금지급보증(132건, 187억원) 하자보수보증(418건, 290억원)에 투입되면서 조합원들이 손실을 볼 금액이 1196억원을 넘는다는 의미다.

　건공은 손실금액에 대해 건설사별로 구상권을 인정받지만 회수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행 도산법령상 보증기관은 구상권을 인정받지만 회생계획안 등을 의결하는 관리인 주도의 회의 때 의결권을 제한받는다. 법정관리 건설사가 정상화되면 손실비용을 일부 보전받을 수 있지만 국내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가 회생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 손실은 결국 조합원들의 몫이다.

　이의섭 연구위원은 “이런 손실을 방지하려면 이행되지 않은 계약에 대한 보증기관의 구상권과 관련해서도 회생계획안을 의결할 때 의결권을 인정해줘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해외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법정관리가 남발되는 경향이 있고 법정관리제 운용방식에도 문제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법정관리 졸업 실적을 높이기 위해 회생하기 힘든 상태의 법정관리 건설사들마저 졸업을 종용하는 폐해가 사례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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