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자재별 단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예정가격 기초조사서’를 작성했다가 예산을 낭비한 사실이 적발됐다.

　애초 공사비용보다 무려 6억5000여만원이 증액된 채 입찰이 이뤄졌고, 공사가 진행된 지 8개월 정도가 지나 감리회사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5일 발표한 ‘전환기 공직기강 특별점검’ 결과에 따르면 경상북도는 지난 2006년 A개선공사를 위해 B주식회사에게 실시설계를 의뢰했고, 설계서 및 단가산출서 등을 제출받았다.　

　그러나 단가산출서에는 ‘보걸이 설치 및 철거(이하 보걸이 공사)’에 투입되는 5472㎏의 철근 물량 단위를 ‘㎏’으로 해놓고도, 단가는 ‘㎏’이 아닌 ‘ton’당 단가인 98만8000원으로 명기했다.

　그러나 2008년 6월 경북이 재정문제 등으로 국토교통부에 사업을 이관하는 과정에서도, 같은 해 8월 조달청에 사업이 위임된 이후에도 단가 조정이 잘못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조달청은 보걸이 공사의 정당가격인 230만원보다 6억5830만원이 과다계상된 ‘예정가격 기초조사서’를 작성해 공사입찰ㆍ시공사를 선정했다.

　감사원은 “단가산출서에 명시된 보걸이 공사 철근 물량은 개당 5472㎏으로 물량단위가 명확히 기재돼 있어 단가가 잘못 작성된 사실을 쉽게 알고 있었지만, (조달청이)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예정가격 기초조사서를 작성했다”고 지적, 주의를 촉구했다.

　감사원은 아울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건설현장에서 최근 5년간 총 80여억원에 달하는 퇴직공제부금을 과다 지급해온 사실도 적발하고 주의를 요구했다.

　LH는 2007년1월부터 2012년2월까지 추진한 건설공사에서 2359개 시공업체가 일용근로자가 아닌 건설근로자 2만3292명을 퇴직공제부금 피공제자로 신청한 내용을 그대로 승인해 총 79억8726만원의 퇴직공제부금을 과다 지급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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