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물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낙찰가 하락 악순환을 초래해온 ‘실적공사비 제도’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에 따라 올 정기국회에서는 적격심사제ㆍ최저가낙찰제를 종합심사제로 전환하는 입찰제도 개선책과 함께 실적공사비로 수익성이 악화돼 저가수주 등의 고충을 겪어온 중소건설업계의 경영악화 개선책 마련 등이 건설업 분야 최대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김영주 새누리당 의원은 1일 실적공사비 적용 기준을 ‘3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국가계약법ㆍ지방계약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개정안 발의에는 이한성ㆍ박민수ㆍ문정림ㆍ손인춘ㆍ김희국ㆍ이철우ㆍ정희수ㆍ김재경ㆍ원유철ㆍ조명철ㆍ박덕흠ㆍ이완영ㆍ이진복 의원 등 총 13명이 참여했다.

　개정안은 건설공사의 품질 및 안전 확보를 위해 추정가격 300억원 이상인 공사계약에 한해 실적공사비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를 위해 추정가격 및 예정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법적 근거도 신설하고, 예정가격의 작성시기와 결정방법 등은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규정했다.

　정부의 예산 절감 시책에 따라 지자체 등이 실적공사비 제도를 소규모 공사에까지 무리하게 적용하면서 중소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문제를 개선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실적공사비 제도는 2004년에 건설공사 등의 예정가격을 산정할 때 ‘계약단가’에 반영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낙찰률이 적용된 ‘계약단가’를 기준으로 실적공사비를 또다시 반영하면서 낙찰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문제를 낳았다.

　예를 들어 한 업체가 예정가격 100원인 공사를 80원에 수주했다면, 다음에 발주되는 이 공사는 80원을 100원으로 보고 예정가격이 작성돼 또다시 80% 수준에서 수주하게 된다.

　공사를 수주하면 할수록 적자공사를 하는 구조다.

　김 의원은 “낙찰가율 하락의 부작용은 결국 하도급 업체에 전가돼 부실시공 등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 취지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임내현 민주당 의원도 정부, 대한건설협회 등과 의견 교환을 거쳐 실적공사비 제도 운용에 대한 현황 등을 검토해 이달 중순께 관련 법안 발의 또는 공청회 개최 등을 추진키로 했다.

　임 의원실 관계자는 “실적공사비와 관련된 현황 자료를 검토해 이달 중순께 입법발의를 할지, 아니면 정부부처에 직접 요구할지, 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모아 대책을 마련할지 등 대안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실적공사비 단가가 현실 단가와 많이 차이가 나는 공종에 대해 업계 의견을 반영하고, 실적단가 산정 시 계약단가 외에 시장가격을 추가로 조사해 반영토록 하는 내용의 ‘공사비 산정기준 공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100억원 미만 공사’를 실적공사비 적용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 등도 원점에서 재검토, 관계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정부뿐 아니라 여야가  모두 실적공사비 개선책을 검토 또는 마련할 계획인데다 박근혜 정부의 ‘손톱 밑 가시 뽑기’ 정책기조과도 맞물려 있어 입법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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