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공사비 현실화 계기 마련됐다

국토부, 불합리한 공사비 산정기준 개선안 제시

예정가격 부당삭감ㆍ협의단가 미지급 등도 개선

　현실과 동떨어진 실적공사비를 시장가격에 가깝게 바로잡는 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일부 발주기관이 부당하게 공사비를 삭감해 발주하거나, 계약금액을 조정할 때 협의단가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사례도 개선된다.

　다만 100억원 미만 소규모 공사를 실적공사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복수예정가격 산정범위를 적정하게 바로잡아야 한다는 건설업계 요구는 일단 받아들여지지 않아 8월 이후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건설분야 경제민주화와 불공정 갑을관계 개선을 위해 불합리한 공사비 산정기준 및 운영 관행을 적극 고쳐나가겠다며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월부터 대한건설협회, 전문ㆍ설비건설협회,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4대 공사, 건설업체 및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민ㆍ관 합동 TF를 구성한 뒤 7차례에 걸쳐 20개 추진과제를 선정, 개선작업을 진행해왔다.

　개선안에 따르면 먼저 실적공사비 단가가 현실 단가와 현격한 차이가 나는 공종에 대해서는 업계의견을 반영해 실적단가 산정 때 계약단가 외에 시장가격을 추가로 조사해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실적단가 산정이나 표준품셈 제ㆍ개정 때 객관적이고 공정한 단가산정ㆍ품셈조사를 위해 ‘실적공사비 단가산정기준’ 및 ‘표준품셈 현장실사 지침’을 제정하는 한편, 조사부터 적정성 산정 및 심의에 이르는 전 과정에 민간전문가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자체적으로 ‘설계조정률’을 적용해 노임단가를 깎던 일부 발주기관의 공사비 부당삭감도 개선하고,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조정 때 정당한 ‘협의단가’를 지급하지 않는 발주기관에 대해서도 우월적ㆍ위법 사례를 지목하고 개선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1일 작업량 미만 공사의 할증기준 마련, 개선제안공법 관련지침 개정, 국도건설공사 설계실무요령에 품질관리활동비 정상 반영, VE 보상제도 활성화 등등 다양한 개선안이 포함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실적공사비 현실화작업 등 개선안이 조속한 시일 안에 시행될 수 있도록 기민한 후속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그러나 100억원 미만 소규모 공사에 실적공사비 단가 적용을 배제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사실상 폐지 주장과 마찬가지여서 당장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향후 실적공사비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LH공사와 철도시설공단, 도로공사, 가스공사 등이 기준금액의 94%~100% 사이에서만 복수예비가격을 정해 실질적으로 공사비를 3% 가량 부당 삭감하는 관행에 대해서도 개선안을 제시하지 못해 하반기 중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정운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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